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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 깊고 진합니다. - 수라한식당

작성자: 수라39, 날짜 : , 업데이트 : hit : 623, scrab : 0 , recommended : 0 , attach : 1

 

늘 가족분들과 오시는 손님께서 오늘은 왠일로 혼자 오셔서 파전을 주문하십니다. 막걸리와 함께요.
비라도 오나 잠시  창문밖을 봤습니다. 요즘은 선선하다 못해 은근 쌀쌀합니다.
잠깐 앉아서 한잔 받으실래요 하는데 다른 손님도 계시고 해서 일좀 보고 하다보니
늦은 시간이 되었는데도 꽤 긴시간 천천히 막걸리잔을 기울이셨습니다.
두세테이블만 남아 한가해져 손님 이야기에 잠시 귀기울였습니다.

주재원으로 들어온지 어느새 1년이 다 되어가고 내일 한국본사사무실로 역출장(?)가는데
1년동안의 업무성과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라고 합니다. 요즘 그런 철인지 비슷한 말씀 하시는 손님이 더러 있으셨어요.
최소 3-4년 생각하고 아이들도 다 데리고 왔는데.
까딱하면 복귀해야한다고 하십니다. 그럴리가 있겠냐고 추임새 넣어드리는데도.
신입사원때부터 한직장에서만 주욱 액셀표 숫자입력하는게 일이었던 중견기업인데,
올해처럼 제자리걸음도 드물었다고 하시네요.

출장 결과야 어떻든 이제, 임원 눈치볼것도 없고, 회사를 위해서도 아니고,  뭐를 위해서도 아니고.
스스로 후회없이 소신껏 열심히 했으면 됐어요.
인생은 짧은 시간이에요. 이제 나만 생각하고 사세요.  가족만을 위해 사세요.
라고 말씀드리는데,  불쑥, 미역국을 추가로 주문하십니다. 

 

" 내일이 제 생일이에요.."

"진작 말씀을 하시죠. 축하드려요."


나이 적당히 들어 생일날이란게 뭐 그리 대단한 날도 아니고, 누구한테 자랑하기 쑥스럽고, 무덤덤 해지기 마련입니다.

댁에서도 챙겨주시겠지만, 미역국 한그릇 내어드렸습니다.
한국산 청정미역 가볍게 행궈 불려놨다가, 소고기 얇게 썰어 넣고 마늘한줌 넣고 참기름 둘러 볶다가
국간장 넣고, 액젓으로 간해서 천천히 끓이면
대단할 것 없지만 나름 감칠맛납니다.  깊고 진합니다.


당신의 인생, 깊고 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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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의 원칙  / 태국에서 재배한 일본쌀을 사용합니다. 좋은 재료에 최선을 다합니다. 남은 잔반을 재사용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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