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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문발검(見蚊拔劍)

작성자: 졸부, 날짜 : hit : 1130, scrab : 0 , recommended : 1


애처로운 투혼 - 윤석열과 대중매체의 '견문발검'


1. 요즘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기후위기'가 시민들의 관심사입니다. 

                                                                       
사진출처 / 백승종 교수 페이스북

어제(2019. 9. 20)는 독일, 프랑스, 영국은 물론이고 실로 여러 나라에서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가 대대적으로 일어났습니다. 천금을 쏟아 부은 북극 탐험단도 1년 여정으로 노르웨이의 한 항구를 떠났다고 들었습니다. 무려 17개국의 학자들이 북극의 얼음을 공동으로 연구해 기후변화의 실상을 정확히 분석하려는 시도입니다.

                                                                       
사진출처 / 백승종 교수 페이스북

이제는 유럽의 정치가들도 부산하게 움직입니다. 지난 5월의 유럽의회 선거에서 놀랄만한 변화가 나타난 바람에 상당한 자극을 받은 것입니다. 그때 유럽의 시민들은 "녹색당"과 같이 진보적인 정당을 선거에서 적극 지지하였습니다. 그들 정당이 기후문제에 관하여 적극적인 처방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바깥 세상은 이처럼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무언가를 적극적으로 대처하고자 애를 쓰고 있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2. 그러나 우리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갇혀 지내는 것 같습니다. 

이 나라에서는 기후 따위의 문제란 아직도 호사가의 취미일 따름입니다.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을 때만 잠시 기후가 어떻고, 환경이 어떻고를 잠시 말하는 정도입니다. 우리의 관심은 언제나 그렇듯 금세 다른 곳으로 흘러가버립니다.

지난 한 달 동안은 특히 가관이었습니다. 온 나라가 지극히 사소하고도 개인적인 문제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렸습니다. 평소에는 이름도 몰랐던 어느 시골대학 총장이름으로, 그것도 약 10년 전에 발부된 표창장 한 개가 우리 모두의 관심사였던 것입니다.

상장에 찍힌 그의 직인이 진짜인가 가짜인가를 알아내려고 수백 명의 검사들이 동원하다니 놀라운 일이지요. 세월호사건으로 그 많은 젊은 생명이 우리 곁을 떠났을 때에도 우리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커녕 진상을 가리기 위해 외려 혈안이 되었습니다. 세월호사건의 수사에 과연 몇 명의 검사가 동원되었던가요?

우리의 비극적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어느 장관의 가족들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집니다. 장관의 아내가 어느 이름 없는 펀드에 투자했다는 10억의 향방이 어땠는지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게 그처럼 중요한 사실인가요.

매우 사소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법은 개인의 펀드 조성을 허락하고 있으니까요. 10억이란 금액 역시 부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대단한 금액도 아닙니다. 게다가 그 돈으로 무슨 커다란 비리를 저지른 흔적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런 부질없는 이야기로 한달 넘게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사소하다면 지극히 사소할 수도 있는 개인사일 것입니다. 그런 이야기에 몰입하여 트루먼 쇼를 벌이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입니다. 장관 가족의 일생을 샅샅이 벗겨가며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사소한 혐의점이라도 찾아내려고 혈투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에 따라 마치 이 세상의 모든 질서가 한꺼번에 무너지기라도 할 것처럼 입에 거품을 물고 덤벼드는 수백 명의 검사와 수천 명의 기자들의 모양이 애처롭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이번 사태는 견문발검(모기를 잡으려고 칼을 뽑아든 꼴)입니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하기 어렵습니다.

 

3. 우리는 조금 더 쿨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제 가을도 되었으니, 저부터라도 이런 하찮은 사안으로부터 좀 거리를 두어야겠습니다.

더욱 중요한 문제가 많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다른 생명체들과 공유하는 우리의 지구를 위하여 더욱 많은 생각을 해야겠습니다. 만약 이대로라면 지구는 얼마 가지 않아서 끝장이 날지도 모릅니다.

그런 점에서, 지구의 미래를 위해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생활 방식에 어떤 중대한 문제가 있었는지를 따져보고 싶어집니다. 이 가을이 제게는 조용한 침묵과 성찰의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는 허물이 많은 사람입니다. 지금 우리가 괴롭히는 장관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만약 300명의 검사들이 덤벼들면 저는 하루도 버티지 못할 많은 비리와 흠결을 안고 살아왔습니다.

그런 저로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별로 드러난 허물없이 늠름하게 버티면서 검찰개혁의 날을 벼리는 그 장관님이 지극히 존경스럽습니다. 저는 그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그는 앞으로도 자신이 어렵게 선택한 검찰개혁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나아갈 것입니다.

 

4. 저와 같은 소시민은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밥그릇 지키겠다며 말도 안 되는 광란의 춤을 추는 검찰 권력이나 기득권층의 일부로서 그저 받아쓰기에만 열중한 기자들, 소신도 양식도 없는 3천여 이른바 '서명교수'들을 심하게 나무라고 싶지 않습니다. 그 보다는 이 가을에 자신의 허물을 스스로 되돌아보며, 제 자신에게 회초리를 들고자 합니다.

백승종 교수 : 역사학자,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 교수 역임, 서강대학교 문학부 사학과 교수 역임, 프랑스 국립고등사회과학연구원 초빙교수,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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