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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영화감독 김기덕 감독의 6평 짜리 초 호화 저택(?)

작성자: 선우마을, 날짜 : , 업데이트 : hit : 1520, scrab : 0 , recommended : 1

[내집마련] 6평 오두막,수억짜리 강남 고급 주택과 안 바꿔...       

02.28 07:52                          



유명 영화감독 김기덕.

거대 예산을 들인 상업영화판에서, 저예산 독립영화 그것도 하류 인생의 거리낌없는 삶을 다룬 작품을 연거푸 토해냄으로써 영화계에 이단아로 등장했다.


그리고 데뷔 10년 만인 2004년에는 세계 3대 영화제라불리는 베를린영화제에선 <사마리아>로,베니스영화제에선 <빈 집>으로 감독상을 차지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대개 세간에서 이름을 날리는 유명인이라면,그에 걸맞게 ‘아무개 별장’식으로 전원에 으리으리한 고급 저택 하나쯤은 갖고 있다.


12월 1일,김기덕 감독의 별장(?)을 취재하기 위해 홍천으로 향했다.

무엇보다 혼자서 지은 황토집이라는 데 구미가 당겼다.


철정검문소에서 그와 만나기로 한 시간은 오전 10시. 약속 시간 30분 전, 전화를 거니 “30분 늦게 출발해 지금 막 양평으로 들어섰다”고 한다.


그리곤 “미안하지만 철정검문소에서 우회전해 지르마재 휴게소를 지나 내리막길 다다른 곳에서 잣나무 두 그루를 보고 좌회전하여 비포장길로 접어들면 빨간버스와 황토집 한 채가 나오는데, 문이 열려 있으니 먼저 들어가라”고 한다.


김 감독의 별장까지 채 10여 분도 안 되는 길을 달리면서 연거푸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리 인적이 드문 곳에 지은 별장이라지만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지낸다.


손수 지은 황토집이니 분명 크진 않을 텐데, 그런 곳에 관리인을…

울퉁불퉁한 비포장길로 접어들면서부터는 의구심은 ‘막다른 곳으로 들어서는 것 같은데 빠져 나올 때 차를 어떻게 돌리지’ 하는 걱정으로 변했다.


이윽고 억새풀 사이로 빨간버스 한 대와 낡은 농가 한 채가 모습을 드러내는가 싶더니,

농가와 계곡을 사이에 두고 자그마한 오두막 한 채가 눈에 띄었다.

그러나 별장이라 부를 만한 집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때 낯선 차 소리를 듣고 밭일을 하던 김필용(83세) 할아버지가 내려왔다. “할아버지, 김기덕 감독 집이 여기서 멀어요. 빨간버스만 바라보고 올라가라던데…….”

 

할아버지는 얼굴을 농막 쪽으로 돌리면서 “저 집이야. 그 양반 안 온지 꽤 오래됐는데 …

나도 강냉이 농사짓다가 거 뭐더라 영화에 나갔어.” 라고 말한다.

 

기둥 여섯 개를 세우고 황토벽돌과 기와조각으로 벽체를 쌓고는 낡은 기와를 얹은 투박하기 그지없지만 앙증맞은 집.

 

할아버지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사이 모자를 눌러쓴 수더분한 차림의 김 감독이 도착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역시, 김 감독의 별장답다’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부와 권위를 누리는 상류 인생보다는 이리저리 채인 채 하루하루를 버겁게 살아가는 하류 인생을, 또 이것저것 덧칠한 겉모습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속내를 읽어내는 김 감독의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했다.

 

자연에 잣대를 들이대서야

 

농가와 오두막, 아니 김 감독 별장 사이로 흐르는 작은 계곡을 가로질러 얹은 널빤지에서 대화는 시작됐다.

이 널빤지가 테라스인 셈이다.


그 위에는 편편한 돌 테이블과 원목을 투박하게 다듬어 만든 의자가 셋 놓였는데,그 중 하나엔 그의 열 살 난 딸의 이름인 ‘김다은’이란 세 글자가 음각(陰刻)돼 있다.

 

딸 다은이가 자연과 보다 많은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집 이름을 ‘다은이의 집’이라 붙였다고 한다.

 

집은 삶을 담아내는 그릇이기에 영화감독으로서의 집주인 얘기를 빼놓을 순 없다.

작품은 작가의 분신,즉 자식새끼와도 같다는데 김기덕 감독은 1년에 한두 편씩 자식새끼들을 토해낸다.


그것도 일탈을 일삼는 깡패나 범죄자 등을 주요 캐릭터로 다루면서 …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는 걸까?

그는 ‘겉으로 보이는 삶이 전부는 아니다’는 말로 실타래를 풀어나갔다.

 

“하류다 하류다 하는데,하류 없이 상류가 존재할 수 있나요.

 

사회라는 울타리를 들여다보면, 온갖 군상들이 나름의 질서 속에서 제 각기 살아가잖아요.

 

서로 비교 평가하지 말고,동등한 인격체로 바라보고 존중해야죠.

그렇지 않으면 사회 질서는 무너지고 결국 남는 건 분열과 싸움밖에 없어요.”

 

김기덕 감독의 팬들은 작품의 어떤 점에 그토록 매료되는 걸까?

그 스스로는 기존 영화의 선악구조 틀에서 벗어난 데서 찾았다.

 

그러려면 먼저 선과 악을 알아야 하는데,여기엔 자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렇지 않은 표현은 위선에 불과하다며 자신의 농사짓는 법을 들려줬다.

 

“저곳은 농지니 당연히 잡초(악)를 뽑고 농작물(선)을 심어야겠죠.

그런데 바람에 날려 온 씨앗이 땅의 기운을 받아 뿌리 내리고 자라는 것을 어떻게 박해할 수 있나요.


무익하니 뽑아야 한다는 데,자연 그 자체는 그러한 편견은 없어요.

이원규 시인이 ‘지금껏 잡초라 믿어왔던 생각들도 더 이상 뽑아내지 않는다’고 했던가요.


그냥 두고 보는 게 좋아 그 사이에 호박이며 옥수수를 심었어요.

비료는 물론 거름조차 안 줬는데도 저들끼리 잘 자라더군요.

 

벽에 걸린 옥수수가 그건데 참 맛있어요.

비료 주면 깨끗하고 곧게 자라겠지만 맛은 영 딴판이거든요.

팬들이 바로 그런 맛에 이끌리는 게 아닐까요?”

 

어느 정도 대화가 무르익자, 자리는 자연스럽게 빈집으로 옮겨졌다.

아니, 주인이 도착했으니 더 이상 빈집은 아니다.

 

집 짓기는 도(道) 닦기

 

열쇠 구멍조차 없는 문을 젖히고 들어서니,한 칸 남짓한 실내엔 가구라야...

간이침대 하나에다 주물 난로와 벽난로,작은 교자상,전기 밥솥,가스 버너,라면 서너 개,쌀 한 봉지 그리고 두세 권의 영화 잡지가 전부다.


화장실인가 싶어 문을 여니 산자락에 걸쳐진 사다리뿐이다.

집과 산자락에 나무를 걸치고 합판을 얹어 만든 정자(?)로 오르는 사다리다.

 

“썩어 무너져도 자연을 방해하지 않는 나무와 흙으로만 지었는데 모두 600만원 들었어요.

기와는 경북 청송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촬영하던 중 고가(古家)에서 내린 100년 넘은 것을

운반비 40만 원 들여 싣고 온 겁니다.

그 걸로 지붕을 얹고 한쪽 벽면도 쌓았는데 일부만 황토로 막아서 바람이 숭숭 들어와요.”

 

거기로 들어오는 건 바람만이 아니다.

갖가지 벌레가 추위를 피해 들어왔다가 오히려 추위에 놀라 도망칠 판이다.

 

유일한 난방 수단인 주물난로에 장작개비 몇 개를 넣고 불을 지피고서야 실내에 온기가 감돌았다.

 

“벽난로도 있지만 굴뚝을 잘못 뽑은 탓에 연기가 빨려나가지 않아 실패작 입니다.

그래서 황학동 시장에서 20만 원 주고 주물 난로를 맞췄어요.

벽난로는 여름철 냉장고(?)로 사용 중입니다.

난롯불엔 군고구마가 별미인데…….”

 

농가에서 고구마를 얻어오겠다던 김 감독이 쭈빗쭈빗 망설이며 들어온다.

말조차 못 꺼낸 모양이다.

 

“고구마가 없으면 어르신들이 심란해 하실까 봐 … 사실,올 때마다 부침개며 먹거리를 잔뜩 주셔서 부담스러웠거든요.”

 

한번 뱉은 말이니 책임지라며 무언의 압력을 넣자,얻어 온 고구마를 굽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군고구마는 밤고구마보단 길다란 물고구마가 제격이란다.

 

“벽지를 발라야지 하면서도 <빈집> 촬영 때문에 못했어요.

전기톱 하나로 ‘받쳐 주지 않으면 떨어진다’는 뉴턴의 만유인력 하나만 믿고,

혼자서 두 달 만에 지은 집입니다.

집 짓고 한 5킬로그램이 빠졌어요.


기둥 하나 올리는데 꼬박 하루 걸렸으니까요.

남자라면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집을 지어야 한다고 했는데,그러고 보니 다 해냈네요.”

 

작지만 기둥머리를 파내 보와 도리를 사개 맞춤해 정성을 들인 집이다.

못질을 하면 미끄러지기에 사개맞춤을 했다는데,이젠 구조재들이 견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돈을 안 들이고 지은 작은집이지만 힘들다고 대충대충 하진 않았어요.

속옷이 젓도록 땀을 흘리고 계곡에서 발가벗고 목욕하면서 …


집 지으면서 인생을 배웠기에 600만 원짜리지만 수억 원 하는 고급 주택하고도 못 바꿉니다.

여기서 마시는 맑은 공기는 어떻고요.

공짜인데도 손가락에 다이아반지 낀 것보다 더 값집니다”

 

아마 집이 컸다면 오늘 김기덕 감독이 청소하는 모습만 봐야 했을지도 모른다.

먼지 풀풀 나니 좀 있다 들어오라던 그가 청소를 시작해서 끝낸 데 걸린 시간은 10여 분에 불과했다.

 

“가족하고 여기 올 땐 삼겹살 반 근에다 김치 한 봉지면 다 해결됩니다.

이 안에선 부부싸움을 해도 화해를 안 하면 못 버팁니다.

숨을 곳도 없으니 서로 얼굴을 맞댈 수밖에 없죠.

그렇다고 추운 겨울에 밖으로 나가겠습니까?”

 

김기덕 감독은 노트북 하나 달랑 들고 와서는 주로 작품 구상을 한다.

이곳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해안선> 이 두 편의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팽팽한 긴장이 감도는 도시가 주관적이라면 전원은 객관적인 곳입니다.

도시에선 남들은 돈 버는 상업영화를 만드는데 지금 난 뭘 하나 하고 갈등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오면, 왜 그런 생각을 하며 살지 하고, 그런 영화는 포기하게 됩니다.

마치 물과 기름이 섞일 수 없는 것처럼…….”

 

김기덕 감독은 영화계 데뷔 10년 만인 2004년 세계 3대 영화제 두 개를 석권했다.

이제 막 오르막길로 접어든 젊은 영화감독이기에 부담스러울 만도 한데 태연하기만 하다.


1년 사계절마다, 하루 24시간마다 자연의 색깔은 변한다. 삶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그는 꽃이 폈다고 해서 그것만 하이라이트라고 할 순 없다고 한다.

꽃이 지는 그 자체도 즐겨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은 아름답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을 누가 느끼는가.

 

즉 문제는 아름다운 자연이 아니라 그것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있다.

 

영화 감독 김기덕.

그는 지금 자연의 가운데로 들어가,자연의 일부가 되어 편견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몸으로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


아, 김기덕!

김기덕 감독에게 물었다.

어느 순간 견디기 어려워서,인생에서 가장 크게 울었던 때가 언제인가?

그는 말했다.

나는 매일 운다. 소리를 안 낼뿐...

 

비바람이 분다. 한낮인데 집안도 밖도 어두컴컴하다.

창밖에 서있는 저 나무, 온몸이 흔들린다.

아니 몸뚱이를 통째로 바람에 맡겨 놓았다. 어쩌지 못한다.

오늘도 문득문득 김기덕 감독 생각을 한다.

마치 연애할 때 시도때도 없이 그 사람 생각을 하는 것처럼.

 

김기덕 감독이 베니스 영화제 황금 사자상을 받고 나서는 언론에서 그를 새삼스레 띄우고 올리느라 정신이 없다.

괴물로 이단아로, 아웃사이더로 취급해왔던 온갖 언론들이 그 삶을 다시 들여다보고 들추어냈다.

나쁘진 않다.

어쨌든 그는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아온 감독이었으니까.

(그는 우리가 잉크와 펜으로 아무리 배우려고 애써도 끝내 알 수 없는 것들을 고스란히 살아온 사람이었다/김경)

 

아, 저렇게 살고 있구나.

자신이 직접 지은 농막같은 오두막에서 태양열을 이용하여 전기를 일으켜 불을 밝히고 장작을 패서 집안을 덥히고 남들이 쓰다버린 쇳덩이를 가지고 와 커피기계를 만들어 쓰고 있다.

비누나 샴푸같은 세제를 전혀 쓰지 않는다.

세수도 빨래도 맹물로 한다.

 

어차피 모든 때라는 게 먼지가 아니냐며.

화장실은 아예 없다.

 

텃밭에 씨를 뿌려 먹을 양식을 거둔다.

옷은 열흘씩 입는다.

 

그리고 텐트 안에서 자고 글을 쓴다.

끊임없이 움직이며 무언가를 한다.

세상과 인연을 닫고 3년동안 산속에서 혼자 생활하기도 했다.

이 사람의 삶에서 헨리 데이빗 소로우를 떠올렸다.

윌든 호숫가에 집을 짓고 문명과 세상을 등지고 홀로 수행자처럼 글을 쓰며 살았던 소로우...

 

김기덕 감독은 세상에 대고 할 말이 너무 많은 사람이다. 지금, 살아있는 이 순간,

이 때 이 말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부지런하다 못해 급해보이기까지하다.

그렇다고 초조해보이진 않는다.

지금 영화를 찍으면서 다음 영화 시나리오를 쓴다.

시나리오를 쓸 때 막혀서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조차 그는 억지로라도 쓴다고...

억지로 쓰다보면 풀리고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고.

감독이라는 건 시스템 안에 있는 노동자라고 생각한다는 김기덕.

자신이 가장 경계하는 것이 게으름...

 

베니스 영화제 시상식에 오를 때에 그는 10년 넘게 신어 닳고 닳은 신발을 꺾어 신고 무대에 섰다.

언론은 그의 옷차림과 신발에도 카메라를 들이댔다.

갈라진 신발 뒤꿈치,생각난다.

 

자신을 기록한 영화 <아리랑>에서 무거운 돌덩어리를 밧줄에 매단 채 겨울 산을 오르던 그 맨발.

고통스런 고행의 길...

어쩌자고 저토록 가혹하게 자신을 채찍질하나...

가슴이 오그라들었다.


저 사람 안에 들어있는 돌덩이의 실체는 무엇이더냐?

찢겨지고 패이고 갈라진 맨 살.

딱딱하게 굳어버린 신 발 뒤꿈치.

상을 타고 한국에 돌아와 영화인들이 마련해 놓은 축하자리에도 그는 차림새가 같았다.


신발도 옷도 . 김기덕은 자신을 믿는 사람이다.

지나치리만치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약하면서도 강한 사람이다.

솔직하고 순수한 (영화 <섬>을 촬영할 때 영화 한 장면에 나오는 새가 죽었다.

감독은 깃털에 물감을 칠해주고 예뻐했는데 촬영중에 낚싯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물에 빠져 죽었다.

 

그때 감독은 70만평 저수지가 떠나가라고 울더라. 애들처럼 엉엉...

주인공을 맡았던 서정이 말했다.) 사람이다.

자신이 지닌 정신력의 정체를 트럭이 밟고 지나간 자리에 나있는 풀 한포기일 뿐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뿌리는 아직 손상을 입지 않아 마침내 싹을 틔울 것이라고.

그는 살면서 떠오르는 의문들, 세상은 왜 이렇게 부조리한가, 왜 사람은 잔인한가? 나는 왜 분노하는가?


나는 왜 이런 위치에 있는가? 내가 나에게 바라는 게 뭐였나? 하는 것들에 대해 끊임없이 물었고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그 속에서 스스로 어떤 이론들을 발견해냈다고 한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이론에 대해선 아주 냉정하다고.

 

내가 최고로 꼽는 영화감독은 외국 감독으로는 러시아의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우리나라 감독으로는 김기덕이다(두 감독 다 ‘구원’과 ‘희생’에 대해 얘기해왔다.)

 

김기덕 감독은 평범함을 넘어선 어떤 자리에 있어보였고, 그리하여 완전히 끌리는 사람이었다.

그의 영화는 슬프고 아름다웠다. 아프고 지독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영화를 불편해했지만 나는 아니었다.

인생의 맨 아래, 밑바닥까지 가본 사람.

어떤 고통스런 상처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으로 여겼다.

 

그의 작품들이 모두 그러하였기에). 그는 고개 돌리거나 외면하거나 숨지 않았다.

세상에서 벌어진 혹은 자신이 겪었던 있는 그대로의 삶을 거칠고 투박하지만 치열하고 순수하게 벼리는

사람이었다.

 

있지만 없는 것처럼, 실제 상황이지만 애써 인정하지 않으려는, 모순을, 부조리를, 불편함을 세상에 까발려왔다. 아무도 말하길 꺼리는 것들을, 누구도 하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들을…….

 

 김기덕 감독 영화는 나오는 즉시 대부분 다 보았다. 어떡해서든. (영화관에서 본 일은 없었다.

내가 살던 작은 도시 영화관에 그의 작품이 걸린 적은 없다.) 다음 영화가 나오길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예전 영화전문잡지<키노>와 <씨네21>을 보면서 김기덕 감독 관련 글은 빼놓지 않고 읽었다.

평론가들이 김기덕 영화에 대하여 쓴 글도 인터넷에서 모조리 찾아 읽었다.

 

정성일 영화평론가가 엮은, 거의 600쪽 가까운 <김기덕 야생 혹은 속죄양(2003년)>도 바로 사서 읽었다.

이번에 다시 이 책을 읽으려고 펼쳤더니 군데군데 밑줄이 많이 그어져있었다.

그는 영화감독이기 전에 어떤 원형에 가까운 ‘사람’으로 보였다.

 

사람다움을 잃지 않은 ‘본디사람’으로 여겨졌다.

김기덕 감독은 인간의 영혼,구원,종교,본질,저항,폭력,죄의식,상처,고통,신에 대해 세상에 질문을 던져왔다.

 

내 관심사다.

오래동안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으면서 신과 영혼의 구원과 죄의 문제에 번민하고 울부짖었던 내 모습을 들여다보고 싶었던 것일까?

하여간 나 역시 영화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을 더 깊이 알고 싶은 거다.

 

김기덕 감독은 책에서 자신의 직업은 사람들을 관찰하는 일이라고 했다.

본질적으로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라고...

취미는 사람 알기, 흥미로운 사람들에게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고 했다.

 

나는 순수하게 한 인간으로서 더하지도 빼지도 않은 인간을 사랑한다.

점점 그런 사람 발견하기가 어렵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다-김기덕

 

그가 세상과 화해인지 타협인지 모를,세상에 적극 손을 내밀고 발 담그기로 했다면서 텔레비전 여러 프로그램에 나왔다.

세상이 그를 비추니 나도 자주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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