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다음주부터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생수 '제주삼다수'를 구매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장 근로자 사망 사고 이후 생산 라인 가동이 한달이 넘게 중단된 데 따른 영향이다. 주요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이 보유하고 있는 삼다수 재고 물량이 바닥을 보이고 있지만, 삼다수 공장 재가동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주요 대형마트 물류센터가 보유한 삼다수 재고는 대부분 소진됐다. 점포별로 보유한 물량이 다르지만 이달 말부터는 삼다수를 구매하지 못하는 곳들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더 이상 삼다수가 입고되지 않고 있다"면서 "점포별로 보유한 물량도 거의 없어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동인구가 많은 점포의 경우 내일부터 삼다수가 없는 곳도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삼다수 재고가 바닥이어서 다른 생수 브랜드 물량을 충분히 확보해달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전했다.
편의점은 대형마트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그러나 이 또한 시간문제. 대형마트 이후에 바로 편의점 재고도 급격히 소진될 수 밖에 없어서다. 편의점 관계자는 "아직 재고가 있어 발주는 가능하지만, 생산이 중단됐기 때문에 편의점 판매도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제주개발공사는 공장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당일인 지난 달 20일 고용노동부의 권고로 공장을 가동 중단했다. 공장은 1개 보유하고 있으며, 1개 공장서 5개 라인을 운영 중이다. 공장 가동중단 전에도 삼다수는 항상 여름 성수기에 물량 부족을 겪었다. 이에 따라 새로 설비를 도입해 가동할 예정이었지만, 이같은 역풍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사고 원인에 대해 기계결함은 아니라고 판정했지만, 삼다수 공장 재가동 여부는 불투명하다. 고용부는 현재 작업 과정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없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고용부는 외부기관의 정밀안전진단 결과와 제주개발공사가 제시하는 안전대책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작업 재개 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삼다수 물량 부족에 대해 제주개발공사 측은 "유족관리와 사고 이후 대책 등에 집중하고 종합안전대책을 우선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정보분석 기업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생수시장은 '제주삼다수(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가 41.5%로 압도적 1위다. 2위 자리를 두고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11.3%)와 농심의 '백산수'(7.5%)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삼다수 물량 부족 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롯데칠성음료와 농심 등 다른 생수 브랜드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