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과일인 바나나가 경북 포항에서도 재배에 성공하면서 향후 대량생산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제주도와 충남 태안군, 경남 산청군과 하동군에 이은 열대과일 재배 성공 케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해 3월 흥해읍 망천리 일원에 0.5ha 규모 비닐하우스에 바나나 400그루를 심어 겨울 시설고추 재배에 적합한 19도를 최저기준으로 난방하며 재배한 결과 지난 11월부터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 오는 3월 중·하순에 수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17일 밝혔다.
바나나는 열대·아열대의 10도 이상 되는 지방에서 재배되며 땅이 깊고 부드러우며 물이 잘 빠지는 곳에서 잘 자라는 열대과일로 알려져 있다.
바나나는 칼로리가 높고 당질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칼륨과 카로틴, 비타민A와 C가 풍부하며 심은 후 1년이 지나면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단년생 과일이라 1년 내내 생산이 가능해 다년생 과수에 비해 과수 경쟁력이 높다.
병해충가 거의 없고 일손도 적게 들어가는 데다 위생적이고 당도와 식감이 높아 최근 농가로부터 고소득 과수작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에 따르면 바나나는 992㎡(300평)당 쌀 소득 65만원에 비해 2600만원의 소득(체험농장운영수익 포함, 1인당 1만5000원 추정)을 올릴 수 있어 벼 농사 대비 40배 가량의 높은 소득이 예상된다.
시는 현재 바나나가 1㎏당 7000원 선에 판매되는 것을 감안하면 난방비와 물류비용, 기타 경비 등을 제외해도 판매가 대비 35∼40%, 2500원∼3000원 가량의 순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포항의 경우 제주도에 비해 10㎏ 1상자 택배가격 5500원∼8300원의 물류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 그 만큼 가격 경쟁력도 높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내륙이어서 유통시간도 줄일 수 있어 그만큼 싱싱한 과일을 맛볼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50만명이 넘는 포항의 소비시장을 감안하면 수송비도 대폭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배 경쟁력 측면에서 보면 포항은 일조량이 제주도 연간 1800시간에 비해 25%, 400시간이 많은 2200시간으로 일조여건이 양호해 고품질 바나나 생산도 가능하다.
단점은 제주도보다 평균 온도가 낮아 300평당 난방비가 289만4000원으로 제주 119만7000원보다 난방비용이 2배 이상 들어간다.
하지만 포항지역 생산 바나나는 일조량이 높아 고품질 상품 생산이 가능한데다 물류비 절감과 유통시간 절약이 가능하고 인구 50만의 자체 소비시장도 있어 가격 대비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주도의 경우 농지가 3.3㎡(평)당 100만원선을 넘고 있는 데 반해 포항은 10만∼20만원선에 머물고 있어 투자대비 수익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포항토양도 잠재특이 산성토양으로 작물 재배시 양질의 마사토를 복토해야 하지만 바나나의 경우 70㎝가량의 성토만으로 작물 재배가 가능해 포항지역은 나름 최적의 토양환경도 갖추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바나나 재배는 지난 1980년대부터 제주도에서 재배를 시작한 이래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변해가면서 최근에는 전국적으로 재배에 도전하는 농가가 많아지고 있다.
포항시는 수년전부터 흥해읍 일원이 아열대 과수재배에 대한 적합성이 높다는 자체 분석에 따라 FTA에 대비한 대체과수육성을 위한 선진지 견학을 꾸준히 시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포항 출신으로 제주도에서 한라봉을 재배하고 있던 한치용(44)·상훈(41) 형제를 만나 이번에 바나나 시범재배에 나서게 됐다.
이들 형제는 바나나와 한라봉 재배 10년차 경력을 보유하고 바나나 재배를 위한 장소를 물색하던 중 포항시와 의기투합해 이번에 흥해지역에서 바나나 재배를 시도하게 됐다.
시는 이번 바나나재배를 위해 에너지절감형 아열대 과수과채시범사업에 공모해 받은 국·도비 5000만원과 FTA대응 대체과수명품화사업으로 받은 도비 8000만원에 자부담 8000만원 등 총 2억1000만원을 투입했다.
바나나가 포항에서 재배되자 지난해 3월15일 식재시부터 12월31일까지 관련 기관과 생산자단체, 재배희망 농업인들의 견학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강원도와 전북도 농업인과 관계관 다수가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시는 그동안 20여 차례에 걸쳐 150여명이 견학을 다녀간 것으로 집계했다.
시는 올해 2월 이후 관내 유치원과 어린이집, 각종 사회단체 등을 대상으로 유료 체험학습과 견학을 실시할 계획이다. 해외 열대지방의 농장을 떠올리게 하는 신기한 볼거리 제공으로 연간 2000명 이상이 방문하는 관광농업과 6차산업으로 지역경제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바나나 재배에 성공한 흥해지역은 지난 11·15지진 때 포항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으로 이번 성공이 흥해지역 경기활성화에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창윤 시 과수담당은 “포항만의 특성화된 열대과일재배로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해 6차산업과 관광농업의 신기원을 만들어 포항농업에 혁신적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며 “향후 아열대 작물인 백향과와 커피나무 시범 재배에도 나서는 등 기후변화에 선제적인 아열대 농업기술보급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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