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망이가 저 투수의 빠른 공을 따라가지 못하는구나.”
이때 슬럼프는 타자의 몸속으로 잠입한다.
타자는 자신의 방망이가 투수의 공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걸 느끼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다.
타자가 슬럼프에 빠지는 이유의 90%는 투수의 공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5%는 타구 방향이 나빠서 찾아오고 나머지 5%는 나쁜 구질에 손이 나가면서 찾아온다.
슬럼프는 타이밍의 문제다. 타이밍이 늦어지는 이유는 체력과 순발력의 문제에 기인한다.
체력이 떨어지고 나이가 들면 컨디션이 좋을 때의 반사 신경을 발휘하지 못한다.
체력이 슬럼프 발생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사람이 아닌 기계도 한동안 달렸으면 잠시 휴식을 가져야 한다.
하물며 사람이 늘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없다. 좋아졌다가 나빠지기를 반복한다.
슬럼프는 인생의 동반자인 외로움처럼 늘 함께한다.
중요한 건 슬럼프에 안 빠지는 게 아니라 수시로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인 그 슬럼프에서 가능한 한 빨리 탈출하는 것이다.
슬럼프에 빠지면 빨리 안타를 치고 싶은 욕심에 안 그래도 나빠진 타격 폼이 더 망가진다.
타석에서 이들의 움직임을 보면 하체부터 무너져 있다.
하체가 단단하게 고정이 안 되면 상체는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게 돼 있다.
슬럼프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선 하체부터 고정해야 한다. 무너진 밸런스는 타격 시 보폭부터 확인한다.
선수는 자신이 잘 칠 때의 동영상을 보면서 그때의 느낌을 살려야 한다.
선수가 슬럼프라는 병에 걸린 환자라면, 코치는 그 병을 고치는 의사다.
타자의 타이밍, 타구 방향, 타구 구질을 면밀히 체크한다.
잘 맞는데도 자꾸 땅볼이 나면 각도를 수정해주고 히팅 포인트가 늦으면 보폭을 줄여준다.
타구의 방향이 수비수 정면으로 향하면 타석에서 서 있는 위치도 조정해준다.
코치는 선수의 야구 외적인 정신적 쇼크나 몸무게의 증가 등 심신에 걸친 변화도 체크해서 처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