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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나와서 믹스 커피 팔면 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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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명문대 나와도 백수.. 제자들에게 미안해 결단"

송민섭 입력 2017.02.17 20:41 수정 2017.02.17 22:33
[차 한잔 나누며] 청년창업 지원 재단 세운 '사교육 대부'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
 
"밤새 고민한 끝에 다음 날 열리는 서울대 졸업식에서 커피를 팔기로 작정했다"

 

궁금한 게 많았다.

윤민창의투자재단(윤민재단)이 오는 25일까지 창의적 아이디어와 혁신 기술력, 사회공헌이 목적인 젊은 인재들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난 뒤다.

 

윤민(潤民)재단은 손주은(56) 메가스터디그룹 회장이 불의의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1992년 숨진 딸 이름을 따 지난해 10월 설립한 재단이다.

 

사재 300억원을 출연했다고 한다.

 ‘사교육 대부’가 하필 지금, 장학도 아닌 창업 아이템을 꺼내 든 연유가 궁금했다.

 

“무엇보다 제자들에 대한 미안함이 컸습니다.”

손 회장은 10년 전쯤부터 인재 양성에 필요한 재단 설립을 고민해왔다고 했다.

 

그는 지난 8일 서울 서초동 메가스터디 본사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제자들 덕에 쉽게 번 돈,언젠가는 갚아야지 막연하게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지난해 창업 지원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부채의식’은 뭘까. 손 회장은 “기회가 될 때마다 학생들에게 ‘공부가 너희를 구원할 것이다’고 강조했는 데,

 

지금은 명문대를 나와도 사회적 역할은커녕 취업하기도 힘들다”며 “내가 뱉은 말에 책임을 지고 제자·사회에 진 빚을 갚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손주은 메가스터디그룹 회장은 “창의적 능력과 아이디어는 있지만 돈이 없어 도전조차 못하는 젊은 세대의 창업을 돕기 위해 윤민창의투자재단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제원 기자

 

청년층 창업지원으로 빚을 갚기로 결심하기까진 여러 차례 변곡점이 있었다.
 
서울대 서양사학과 재학 중이던 1987년 2월 아내가 생활비가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밤새 고민한 끝에 다음 날 열리는 서울대 졸업식에서 커피를 팔기로 작정했다.
 
남동생과 동생 친구 셋이서 커피믹스와 보온병 10개,종이컵을 싸들고 학교에 올라갔다.
 
그런데 웬걸,이미 수십명의 커피행상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망연자실하고 있는데 비집고 들어갈 틈새가 보였다.
식장을 돌아다니며 팔았다.
2시간 만에 완판,15만원을 벌었다.
 

손 회장은 당시 졸업식장에서 접한 ‘어쩌다가 커피장사를’ 하는 투의 교수와 선후배,지인들 눈빛을 잊지 못한다.

 

“제 신조 중 하나가 ‘거침없이 살자’예요.

 

사농공상(士農工商) 서열이 유효한 봉건사회도 아닌데,

‘서울대생이 커피나 팔고 있다’며 한심한 듯 쳐다보는 게 부당하다고 느꼈죠.

 

지금도 그래요.

국가경제 기여도에 걸맞게 사회적 위상 또한 ‘상공농사(商工農士)’가 돼야 한다고 봐요.”

 

기업인이 현대사회의 리더라는 소신과 별개로 그날 일은 손 회장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전 하숙집 아주머니 소개로 강남에서 고액과외를 시작한 것이다.

반에서 20등 하던 아이를 5개월 만에 전교 15등으로 끌어올렸다.

 

입소문이 나면서 30대 초반 월 4000만∼5000만원을 버는 과외선생이 됐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엔 찝찝함이 남았다.

 

자신이 부잣집 아이들 성적을 올려 사회 불평등을 심화하는 주범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사회에 도움을 주는 장사꾼이 되자고 해서 시작한 게 학원 강의였다.

비교적 싼값에 보다 많은 학생을 가르칠 수 있을 것 같았다.

 

1997년 ‘손사탐’(손선생의 사회탐구) 강의를 시작했는데, 첫 달 집에 들고 간 돈이 달랑 32만원이었다.

 

아내의 “미쳐도 제대로 미쳤고만” 핀잔에도 어제보다는 나은 인생이라고 확신했다.

수입도 늘었다.

 

대중강의를 시작한 지 1년 뒤쯤 월소득이 4억원이 넘는 초특급 강사가 됐다.

 

알짜로 돈을 벌고 있는데 또 한 번의 고민이 찾아왔다.

한 학부모가 밤늦게 찾아와 감사인사를 하길래 이유를 물었더니,

선생님 덕에 아파트 값이 6개월 새 3억원이나 뛰었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강의가 사교육 광풍과 부동산 투기를 불렀다는 자괴감이 들었다.

그래서 2000년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메가스터디를 세웠다.

 

손 회장은 “재작년부턴가,이렇게 살다 죽으면 지난 인생이 참 허망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때 작성한 버킷리스트 중 첫 번째가 바로 윤민재단”이라고 말했다.

 

윤민재단으로 혁신적인 인재들이 꿈을 키우고 사회 발전에도 보탬이 된다면 천당에 있는 딸에게도 떳떳할 것 같았다.

 

“투자하는 스타트업 50개 중 49개가 실패해도 무방 합니다.

시도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의미가 있거든요.

 

아무것도 안 하면 계속 ‘0’이지만,

하나라도 도전하면 나중에 10이 되고,100이 될 수 있습니다.

 

일단 도전해야 뭐라도 바뀌는 법입니다.”

송민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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