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12번째 이야기 <영계백숙>
제가 닭백숙을 좋아해서 가끔 집에서 백숙을 해먹는데, 문득 ‘영계백숙’ 할 때 ‘영계’가 무슨 말인지 궁금해 한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영계’가 ‘Young Chicken(어린 닭)’ 인가? 그렇다면, 이 영계백숙이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쓴걸로 알고 있는데, 옛날 분들이 영어를 이렇게 재치있게(?) 사용하셨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Young계백숙’ ㅎㅎ. 그래서 알아보니까, 영계백숙의 ‘영’은 영어 ‘Young’과 아무런 관계가 없었습니다^^. 원래 어원은 한자어로 연계(軟鷄), 즉 ‘부드러운 닭’ 이라는 뜻 입니다. 여기에 백숙(고기나 생선등을 양념을 하지않고 맑은 물에 오랫동안 삶아서 만든 음식)이라는 말을 연결해서 ‘연계백숙’이라 했는데, 이를 소리 나는 대로 적다가 나중에 표준어가 되어 ‘영계백숙’으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연계는 살이 연하고 부드러운 중간 크기의 닭인데, 옛 선조들은 정월에 부화한 병아리를 6개월정도 키워서 절기상 삼복인 6월에서 7월사이에 백숙으로 먹었다고 합니다. 토종닭은 백숙으로 먹는 것이 제일 맛있다고 합니다. 담백한 닭고기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예로부터 영계백숙을 회춘의 보약으로 삼아 즐겼다고 합니다. 닭은 양의 기운으로 가득 찬 동물이기 때문에 허약해진 기운을 보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아무리 마른 사람도 몸에 살이 오르고 피부에 탄력이 생기며 추운 겨울과 더운 여름을 거뜬히 넘길수 있는 약이 되는 보양식이라는 거죠. 참고로, 영계백숙을 요리할 때 닭고기 속에 찹쌀을 넣고 닭죽을 끓여 먹는 것도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양기의 진수가 음기인 쌀로 잘 흡수되어 닭죽만 먹어도 몸보신이 된다는 논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