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모바일


PANN

채워야 흐른다

hit : 3663, scrab : 0, recommended : 0
 

현대는 풍요의 시대처럼 보이지만 깊이 들어가면 결핍의 시대다.
우리는 결핍의 시대를 살고 있다. 몸은 기름져 있는데 영혼이 피폐해져 있다. 겉은 멋있어 보이는데 속은 비어 있다. 잔고는 없는데 카드를 계속 긁어댄다면 파산은 불가피하다. 삶의 마진(margin) 여부가 핵심이다. 플러스보다 마이너스가 많으면 결과는 뻔하다. 살다 보면 바닥을 긁는 소리를 들을 때가 종종 있다. 크레딧을 충분히 쌓아야 한다. 소비하기 전에 축적이 먼저다. 삶이 피곤해 지는 이유는 충전 없이 방출만 있기 때문이다. 지금, 몸과 마음이 신음하고 있다면 균형이 깨어졌다는 뜻이다. 더 이상 잉여 에너지가 없다는 신호는 탈진으로 나타난다.

 현대는 소비중심의 문화다. 지나친 소비주의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식을 소비만 하다 보면 오래 못 가 요란한 빈 깡통이 된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에도 고갈이 찾아오며, 실력으로 승부를 걸지 않고 눈 속임으로 대충 떼운다. 배우지 않고 가르치기만 하다 보면 자신이 먼저 지루해진다. 드러나기 전에 숨는 과정이 있어야 축적이 된다. 채우는 과정이 없이 승진을 하면 높은 자리에서도 불안하다. 채워지지 않고 나이만 들면 절망이 깊어진다. 인생의 감가상각에 몰려 위기를 맞는다. 의외로 빨리 한계에 부딪혀 허덕인다.

 대체로 소모는 빠르고 채워짐은 더디다. 너무 이른 성공이 위험한 것은 채워지기 전에 넘쳐 버렸기 때문이다.
넘친 것은 거품현상으로 온 것이지 제대로 채워짐으로 온 것은 아니다. 거품에 가리워 착각증세에 속은 것이다. 성공을 담기에 너무 작은 그릇이 문제다. 그릇이 너무 작으면 채우기도 전에 넘친다. 너무 부풀어 오른 거품은 채워짐을 방해한다. 채워야 하되 채우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채워 흐르게 해야 한다. 흐르지 않고 채우기만 하면 썩는다. 채우기만 하는 것은 낭비다.

 채움이 목적이 아니라 흘려보내는 것이 목적이다. 흐르지 않는 곳에는 악취가 난다.
충분히 채워져야 흐른다. 기본 중의 기본이다. 책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흐르는 것을 느낀다. 흐르지 않는다면 채워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채워지지 않은 상태는 아직 불완전하다. 채움 없이 퍼내면 얼마 가지 못해 바닥이 난다. 채우지 않고 퍼내기만 하면 학대다.

 비움은 채움을 목적으로 한다. 채움이 없이 비움만 강조되면 아무것도 아니다.
어떤 영역이든 채우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좋은 것을 많이 채워야 한다. 선한 것을 채우면 선한 것이 흘러나온다.
채움은 일평생의 작업이다. 한번 채웠다고 끝나지 않는다. 흐르게 하려면 계속 채워야 한다. 채워지면 비로소 목적을 향해 흐르게 된다.
몰입을 하다 보면 채움을 경험한다.
넘쳐 흐르는 것은 몰입의 경지에서 일어난다. 무엇인가에 계속 집중하면 어느 순간에 문제가 해결된다.
차고 넘치면 힘들지 않고 쉽게 이루어진다. 흐르면 모든 것이 즐거워진다. 차고 흐르면 힘 쓸 필요가없다. 힘을 빼야 흐른다.

 채우려면 기다려야 한다. 책을 한 권 읽었다고 금방 드러나지 않는다.
채워짐은 소리 없이 조용히 일어난다. 어떻게 채워지는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채워짐은 보이지 않은 영역에서 일어난다.
사람들은 눈에 잘 띄지 않아 채워짐을 소홀히 여긴다. 숱한 세월 깊은 밤, 눈을 비비며 읽었던 책들이 조금씩 가슴에 쌓여 어느 날 넘쳐 흐르게 된다. 충분히 기다려야 한다. 기다린 만큼 채워진다. 기다림은 수동적이기보다 능동적인 일이다. 채워짐의 기쁨을 아는 사람은 기다림을 낭비로 여기지 않는다. 꽃은 조급해 하지 않는다. 꽃은 누가 조른다고 피어나지 않는다. 가지마다 물로 가득 채워지고 나면 꽃은 생명의 아름다움을 바깥으로 분출한다. 꽃은 온 몸에 물을 머금은 채 태어난다. 농익은 열매들도 마찬가지다. 물이 오를 대로 올라 넘쳐흘러 사람들에게 기쁨을 선사한다.

 열매는 채워짐의 절정에서 일어난다.
삶의 절정은 흘러넘칠 때다. 채워 흐르게 하는 것이 영향력이다. 흐르지 않으면 나만을 위해 살기에도 버겁다.
넘쳐 흐르는 것은 삶의 여유다. 여유로움이 능력이다. 여유로움이 있어야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
넘쳐 흐르면 막을 길이 없다. 흐르는 곳이 대세다. 충분히 채워지면 그때부터 일이 일어난다.
역사는 넘쳐 흐르는 곳에서부터 시작되고 끝을 맺는다.

hanasia
작성자: 한아시아 , 작성일 :
댓글 3 | 엮인글 0

잠깐 멈춤의 위력
"내려놓음의 즐거움"



새로 올라온 글

%3Ca+href%3D%22..%2Fthai%2F%22%3E%3Cspan+class%3D%22Klocation%22%3EHOME%3C%2Fspan%3E%3C%2Fa%3E+%3E+%3Ca+href%3D%22..%2Fthai%2Fthailand.php%22+class%3D%22Klocation%22%3E%3Cspan+class%3D%22Klocation%22%3EI%E2%99%A1%ED%83%9C%EA%B5%AD%3C%2Fspan%3E%3C%2Fa%3E+%3E+%3Ca+href%3D%22..%2Fthai%2Fthailand.php%3Fmid%3D22%22%3E%3Cspan+class%3D%22Klocation%22%3E%ED%83%9C%EA%B5%AD%EC%B9%BC%EB%9F%BC%3C%2Fspan%3E%3C%2Fa%3E+%3E+%3Ca+href%3D%22..%2Fthai%2Fthailand.php%3Fmid%3D265%22%3E%3Cspan+class%3D%22Klocation%22%3E%EA%B9%80%ED%83%9C%EC%99%84%EC%B9%BC%EB%9F%BC%3C%2Fspan%3E%3C%2Fa%3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