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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중인 태국 드라마 한편이 미얀마를 자극시키고 있다.
미얀마(전 버마)의 마지막 왕 티보 민의 증손자 서 윈은 최근 BBC 및 AFP 등 서구 언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태국 지상파 TV Ch7의 드라마 ‘쁠렁 프라 낭(A Lady’s Flame)’이 미얀마 왕실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방송 중지를 요청했다.
태국 최대의 영상제작 업체인 칸타나에서 제작한 이 드라마는 19세기 동남아 왕궐에서 일어나는 권력 암투를 그린 내용으로 1878년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왕위를 이으려는 버마의 티보 민 파가 100여 명의 정적들을 학살하는 내용과 흡사하다.
서 윈은 시대적 배경이나, 의상 등이 미얀마의 마지막 왕조를 묘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왕실에 대한 비난이나 모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나라가 태국이라며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태국 왕실에 이야기해 도움을 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쁠렁 쁘라 낭’는 채널 7에서 매주 금요일에서 일요일 저녁 황금 시간대 방송되고 있다. 하지만 제작진은 드라마는 픽션이며, 설정도 미얀마가 아니라며 해명하고 있다.
티 보 민은 버마 콘바웅 왕조의 마지막 왕으로, 1885년 3차 앵글로-버마 전쟁에서 버마의 패배로 왕조의 마침표를 찍은 인물이다.
국경을 인접하고 있는 태국과 버마는 수백년 동안 대규모 전쟁을 치렀고, 1767에는 버마의 파상 공격으로 태국이 초토화되는 등 두나라의 역사엔 상흔이 많다. 현재 관광지가 된 태국 중부의 아유타야는 버마와의 전쟁에서 패배한 태국의 참상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이번 뿐 아니라 과거에도 태국 드라마에서는 버마사람들을 악랄하고 기만적인 모습으로 묘사해 미얀마 인들의 원성을 사 왔다.
역사적 라이벌이었던 두 나라는 19세기를 지나면서 극명하게 명암이 엇갈렸다.2016년 기준 두나라의 면적은 미얀마가 약간 크고, 인구는 6천800만 명의 태국이 5천600만 명의 미얀마 보다 1천200만 명 많다. 하지만 GDP는 태국이 3,906달러로 683억 달러의 미얀마보다 5.7배 이상 많고, 1인당 GDP는 5,700 달러의 태국이 1,307 달러의 미얀마 보다 4배 이상 많다.
고도 성장한 한국에 비교하면 태국도 성장속도가 빠르다고 볼 수는 없지만 태국과 오랜 역사의 맞수였던 미얀마는 군부 독재의 폐쇄정책으로 세계적 빈국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현재 미얀마인들은 보다 높은 임금을 위해 태국국경을 넘어 불법신분으로 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잘못된 정치가 불과 수십 년 만에 나라와 국민을 망칠 수 있다는 생생한 교훈을 주고 있다.<by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