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교과서로 진화한 K 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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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열풍이 지구 곳곳을 휘감고 있습니다.

유럽은 물론 남미 심지어는 팝의 주무대엔 미국에서도 그 영향력이 적잖습니다. 얼마전 미국 캘리포니아 구글본사에서 열린 K-팝 콘서트에는 미국인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화제가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태국에서는 중-고교 교과서에 K-팝 관련 내용이 다수 실렸습니다.

최근 한국의 언론들은 태국 교과서에 한국 보이밴드 씨엔블루가 등장했다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태국의 한 K-팝 팬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려 그 사실이 전해지기 시작했는데 고3 학년(태국 12학년)교과서에 등장했다는 것 외에 앞 뒤 정보는 많지 않았습니다.

한국 대중예술 정보가 외국 교과서에 긍정적으로 실렸다는 것은 의미가 큽니다.

어느 나라나 교과서는 미래의 동량(棟樑)을 길러내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나라마다 그곳에 실리는 내용을 엄선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독도를 둘러싼 일본의 교과서 왜곡이 심각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씨엔블루가 나왔다는 음악교과서를 구해 그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일반 서점에서는 팔지 않아 태국인 직원이 인터넷에서 찾고 물어 방콕 팔람5의 라차왓마켓 인근의 출판사를 직접 방문해 교과서를 샅샅이 뒤져 구해왔습니다.

우선 씨엔블루가 등장한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씨엔블루 외에도 다양한 K-팝 가수 교과서에 등장

태국의 교과서는 20여 개의 회사들이 출판합니다.

각 학교들은 이 중에서 마음대로 교과서를 채택할 수 있습니다. 교과서를 발행하는 태국 출판사 중 빅5가 있고 나머지는 영세하거나 작은 규모라고 합니다.

태국의 교과서를 발행하는 주요 출판사 중에는 숙사판, 악손 차런탓, 와타나 파닛 같은 출판사가 유명합니다.

씨엔블루가 등장한 교과서는 태국의 `퍼워’라는 출판사가 발행한 것인데, 영어로는 `Institude of Academy Development’라고 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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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가수들을 소개한 태국 교과서들. 중 2에서부터 고3 교과서에 걸쳐 실려있다.>

이곳은 교과서 출간 랭킹 5위 안에 드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런 만큼 많은 학생들이 이곳에서 발행하는 교과서로 공부할 것 같습니다.

태국은 5월 중순부터 초-중-고교의 긴 방학이 끝나고 새로운 학기가 시작돼 신학기에 들어간 만큼 새 교과서로 공부하게 됩니다. 퍼워라는 회사에서 출판한 음악교과서는 이번 5월 신학기에 앞서 많은 부분을 개정했다고 합니다.

이곳은 고3 은 물론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의 교과서를 모두 출간합니다.

음악 교과서는 A4 크기의 컬러로 권당 150~160페이지 이며 태국의 전통음악을 비롯해 외국의 음악장르까지 학년에 따라 다양한 내용과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음악교과서에 등장한 한국 가수는 한국 언론에도 보도된 씨엔블루만이 아니었습니다.

교과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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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교과서에 소개된 한국 가수들, 위에서 부터 슈퍼주니어, 레인, 씨엔블루. 씨엔블루는 2차례 걸쳐 다른 내용으로 소개되었다.>

중학교 2학년 교과서에는 인기그룹 2PM의 태국인 멤버인 닉쿤이 한국 아티스트로 소개돼 등장했습니다.

닉쿤은 `음악산업의 소개’라는 장르에서 태국가수 비(BIE)와 함께 가수라는 직업을 가진 한 직업군의 사례로 소개되었습니다.

빅뱅, 슈퍼주니어, 레인 등 태국 최고가수 또는 세계적 가수들과 나란히 소개

씨엔블루는 한국에 알려진 고3 교과서 외에도 중2교과서에도 소개되었는데 그 바로 옆에는 캘리포니아 출신의 세계적인 5인조 팝 록밴드 마룬5와 나란히 외국의 대표적 음악가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태국의 음악교과서에는 태국의 국민가수 통차이를 비롯해 태국 전통 춤의 소개 등 태국의 음악과 음악가가 가장 많이 할애되어 소개되고 있음은 물론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가수들은 다른 어떤 외국가수들보다 많은 분량을 차지하며 책의 곳곳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태국에서 가장 먼저 단독 콘서트를 열었던 레인(정지훈)은 고2 음악 교과서에 태국 록밴드 보디슬램과 함께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아티스트’로 나왔습니다.

또 빅뱅은 중 2 교과서에 아시아의 간판 아티스트로, 슈퍼주니어는 고 3 음악교과서에 가장 유명한 콘서트로 태국에 영향을 미친 가수로 실렸습니다.

레인, 니쿤, 빅뱅, 슈퍼주니어는 태국에서 일찌감치 인기 정상에 오른 K 팝스타들이고 씨엔블루는 지난 2월 25일 방콕에서 대형 콘서트를 열며 새로운 K-POP 스타로 부각됐습니다.

한국 가수들이 태국 청소년들의 교과서에 등장하는 것은 기분도 좋고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태국내 K-팝과 한류가 대중적 인기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교육과 정서에도 깊숙한 영향을 미치는 단계로 진화해 가고 있음을 볼 수 있는 한 예이기도 합니다. K 팝과 한류가 태국에서 긍정적으로 오래 유지될 수 있는 방안들이 현실적으로 연구되어야 할 듯 합니다.<BY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