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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또는 사행행위라 함은 ‘우연한 승패에 의하여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승패의 ‘우연성’은 행위자의 숙련, 기술, 지식 등에 의존하지 않고 주로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좌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우연성’이 도박의 참여자 일부에게만 있고 다른 상대방은 기망행위 등으로 우연성을 자유로이 지배할 수 있는 경우에는 도박죄가 아닌 사기죄가 적용된다. 따라서 도박과 사기의 경계는 ‘우연성’의 존재 유무라 할 수 있다.
딸하나와 참한 아내를 둔 가장, 최상중(가명, 남, 38세)은 정선카지노를 다니며 재산을 탕진하고 직장을 소홀히 하다 아내와 이혼하고 직장에서도 쫒겨나게 된다.
도박 중독(gambling addiction)은 일종의 정신질환으로 분류되고 있다. 본인이 아무리 절제하려고 해도 제어할 수 없는 상태로 나가게 되는 ‘충동조절장애’라는 정신질환에 속한다는 것이 현대의학의 견해이다.
대구에서 포목상을 하는 어머니덕에 그나마 생활고에 허덕이지 않고 도박의 길(?)을 모
색하던 최상중은 급기야 태국 국경에 인접한 카지노를 전전하며 해외 도박 원정 생활에
뛰어 들었다.
홍수 재해로 태국의 북부 및 중부지역이 골머리를 앓던 2011년이 다 저물어 가는 12월
에는 짠타부리주에 인접한 캄보디아 북부국경지대 카지노에서 마지막 열정을 사르고 있었다. 태국에서 사고를 당했다며 한국의 모친에게 거짓말을 하고 확보한 money, 거금 60만 바트는 이제 그에게 희망(?)을 안겨줄 지 모를 마지막 자금이었다.
그러나, 그 자금 60만 바트 또한 오래갈 수 없는 법. 이제 남은 돈을 다 잃고 실의에
빠져 있는 그에게 태국인 사채업자가 접근해 왔다.
“미스터 초이, 돈필요하지? 내가 빌려줄테니 다시 한번 해봐.”
매번 상당한 금액을 배팅하는 최상중을 지켜봐 온 태국 사채업자는 필시 최상중이 꽤 잘나가는 한국부자일 것이라 짐작하고 돈을 빌려 주더라도 문제없이 받을 수 있으리라 판단하였을 것이다.
그렇게 태국인에게서 415,000바트를 빌려 시작한 배팅 또한 결과는 뻔하지 않겠는가.
수중의 모든 돈을 다 탕진한 후에 기댈 곳은 한국의 어머니뿐인데, 아뿔싸. 이번에는 한국의 모친도 최상중의 말이 거짓임을 간파하고 송금을 거절했다.
결국 사채를 갚지 못한 최상중은 사기죄로 기소당하여 징역 12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태국지역이 아닌 캄보디아 국경내에 소재한 카지노였기 때문에 최상중에게 태국의 도박죄를 적용할 수는 없다.
금전을 차용한 행위는 단순 민사소송에 해당하여 태국인에 의하여 대여금 반환청구 소송을 당할 수는 있었지만, 이 또한 도박자금을 대여한 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하여 반환청구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에 태국 사채업자는 사기및 사문서 위조죄를 적용하여 기소받도록 작업을 하였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전당포 영수증이다. 태국인 사채업자는 전당포 영수증을 위조하여 최상중이 금전을 차용할 당시에 전당잡힌 고가의 물건이 있다며 영수증을 제시하여 그것을 믿고 금전을 차용해 주었다고 주장했다. 조작된 주장이었으나 돈 한푼없이 변호사를 선임할 수 없는 입장에서 최상중의 항변은 받아들여 지지 않았고, 태국법원은 사문서 위조 및 사기를 적용하여 12개월의 실형을 선고 하였던 것이다.
외국인 수형자가 단 한명도 없는 낯설은 이국땅 짠타부리 교도소에서 최상중의 도박인생은 마무리되고 있었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글 : 김철용(법과길 대표 LAW & 路 Co., Ltd)
“ 법과 길(사건사고, 민형사소송 상담)은 한국인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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