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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은 일주일의 일상을 정리하고 이틀간의 휴일에 대한 기대로 설레는 날이다. 태국
적 시각으로도 완쑥(행복의 날)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으니, 누구에게나 금요일은 즐거운 날임에 틀림없으리라.
머리 아픈 일주일을 던져 놓고 방나에서 촌부리쪽에 위치한 방프리에서 금요일 밤 저녁 식사를 하며 맥주잔을 기울이는 즐거운 날이었다.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즐거운 사람들과 담소하며 가벼운 주류를 마시는 시간은 금요일을 더욱 적합하게 만드는 순간이기도 하다.
저녁 식사 중 가벼운 맥주 서너 잔 후에 2차를 가서 제대로 취해 볼 요량으로 일행들과
얘기를 나누던 중에 전화벨이 울렸다. 알지 못하는 번호. 순간 느낌이 금요일 밤을 망치
게 될 것이라는 기분이 들었지만 받지 않을 수 없었다.
파라곤 백화점에서 2차에 걸쳐 절도를 한 혐의로 쭐라롱컨 대학 근처 빠뚬완 경찰서에
구치되어 있다는 내용이었다. 아…… 이 무슨 창피란 말 인가. 50을 훨씬 넘긴 사람이 외
국에서 절도 행위로 체포되다니. 한국에서나 저지르지 왜 외국까지 와서 그런 짓을 해서 나라 망신을 시켜. 외면하고 싶었지만 풀이 ** 다급한 목소리에 붙잡혀 방콕방향으로 핸들을 잡았다.
2월 17일 저녁 시간에 강수현(가명, 남, 56세)이 싸얌 파라곤에서 훔친 물건은 커트 칼,
스카치 테이프 등 10종으로 850바트에 해당하는 물건이었고, 5일 후에 동일한 장소에서훔친 물건도 비슷한 품목으로 2400바트 가치의 소액으로서, 필요에 의한 것도 금액상 값어치가 나가는 것도 아니었다.
순간 병적 도벽(pathological stealing)이라는 의심이 들었지만, 밤늦은 시간에 경찰서에 도착하여 보석 신청을 하고 사건 진술을 하는 사이 시간은 벌써 새벽 2시를 넘기고 있었고, 금액이 크지 않아 벌금형을 받게 될 것이라는 담당 경찰의 말을 믿고 보석 절차를 끝내고 숙소로 태워 주었다.
이틀 후 일요일 오전에 다행히 법원이 열려 오전 중 재판을 받으면 오후에 출국할 수 있
으리라는 기대로 강수현은 안심하고 있었다.
하지만, 강수현의 재판을 담당한 예쁜 미모를 가진 여 판사는 모두의 예상과 달리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니… 강수현에게 선고된 형량은 교도소 구류 1달이었다. 금액이 경미하나 2회 연속 동일한 장소에서 저지른 절도행위를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자칫하면 사람의 목숨이 위급해 질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사실, 강수현은 갑상선과 우울증, 공황장애 등의 질병을 오래 전부터 심하게 앓아 오고
있는 사람이었다. 법원 대기실에서 그가 말한 내용을 종합해 보면, 그의 절도 행위는 매
끼니 마다 15알이 넘는 약을 복용해야 하는 처지에서 발생된 고의성이 결여된 절도 행
위였다.
“판사님, 피고는 매 끼니 10알이 넘는 약을 먹어야 하는 환자입니다. 정신 질병을 동시에 앓고 있어 약 복용 후에는 정신이 흐릿해 지고 판단력이 정상인과는 다릅니다. 두 번에 걸친 이상스런 절도 행위도 바로 여기에서 나온 것 입니다. 피고가 구치되면 치료도 불가능해 질 뿐 아니라 그의 정신 질병 상태로 보아 자살을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도 간과 할 수 없는 입장입니다. 판사님, 불쌍하게 여겨 주시기 바랍니다. “
태국 법정에서 태국인 변호사가 아닌 필자는 나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거의 울먹이다시피 여 판사를 향해 호소하고 있었다.
(제 2편에서 계속됩니다.)
글 : 김철용(법과길 대표 LAW & ROAD Co., Ltd)
“ 법과 길(사건사고, 민형사소송 상담)은 한국인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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