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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30대 중반의 단아한 외모를 가진 여 판사는 가만히 경청하고 있었다.
“왜 경찰서 조서 작성시에 언급을 하지 않았나요?”
“체포 당일 피의자는 불안에 떨고 있었고 자신을 변호할 판단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오전에 대기실에 앉아 재판을 기다리는 중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내린 판결에 대하여 번복할 수는 없습니다. 안타깝네요.”
“교도소에 유치되면 자칫 큰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항소를 할 것입니다만, 그 동안 보석이라도 가능하도록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여 판사는 가만히 시계를 들여다 보았다. 시간은 이미 11시를 넘기고 있었다.
“오늘은 오전 근무인데 12시까지 보석에 대한 서류를 작성하고 보석금을 마련할 수 있나요?” “최대한 노력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보석관련 담당자에게로 뛰어 내려가 피의자의 딱한 사정을 다시 한번 사정하였다.
태국 담당자는 30분을 연장하여 줄 테니 12시 30분까지 필요한 서류와 보석금을 준비해 보라고 하였다. 태국인의 따뜻한 인정을 느끼게 하는 법원 공무원이었다.
뒷 날 그의 고마움에 약간의 음료를 준비하여 내밀었지만 완곡히 거절하며 받지 않았다.
빠뚬완 경찰서로 오토바이를 타고 급히 달려가 담당 경찰관에게 필요한 서류를 복사하고 다시 법원으로 돌아왔다. 병원 진단서 및 기타 보증 서류는 화요일까지 반드시 추가하여 첨부해 주리라 약속하고 보석에 대한 신청 서류를 마치니 이미 시간은 12시를 훨씬 넘기고 있었다. 피의자는 이미 법원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상태인 지라 직접 ATM에서 돈을 인출하여 5만 바트의 보석금을 마련하였다. 긴박하게 움직여야 하는 시간이었다.
보석 결정을 위하여 다시 여 판사와 대면한 자리. 처음의 단호한 판결과는 달리 온화한
표정을 드러내는 여 판사는 피의자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듯 쉽게 보석을 허가해 준다.
구속 피의자는 강수현 혼자였고, 이미 통보를 받은 교도소 이송차량이 법원구치소에 대
기하며 강수현의 이송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교도소 이송 직전에 보석 허가를 받고 풀려나게 된 강수현도 긴박하게 돌아간 순간을 알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감사를 표해 왔다.
법원 근무 시간을 불과 한 시간 남겨 두고 급히 이루어진 보석 허가는 판사나 법원 공무
원의 도움 없이는 이루어 낼 수 없는 일이었기에, 태국 공무원들이 보여 준 인정스런 배
려는 필자의 마음조차 온화하게 만들어 주었다.
교도소 1개월 구류는 우선 피했지만 항소심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된다. 매일 치료
약을 복용해야 하고 정신적 문제를 안고 있는 피의자에게 항소심까지 수개월을 태국에서 홀로 지내게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발생할 수 있었으니.
대사관 경찰 영사를 만나 사건 경위와 피의자의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하였다.
강수현의 병력을 확인한 C경찰 영사는 신속하게 움직여 주었다. 빠뚬완 경찰서장에게 공문을 보내어 면담을 요청하였고, 직접 경찰서를 방문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피의자의 여권을 압류중인 빠뚬완 경찰서에서 서장과 면담하며 오랜 시간을 설득한 결과 난색을 표하던 서장이 병원 진단서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여권을 돌려주기로 약속하였다.
병원 진단서를 경찰서에 제출하던 날도 C경찰 영사는 여권 회수를 위하여 직접 경찰서
로 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2-3일간에 걸쳐 여러 사람의 수고스런 노력으로 여권을 손에 쥐게 된 강수현은 그날 밤
한국으로 출국하기 위해 쑤완나품 공항으로 향하게 되었는데……
(제 3편에서 계속됩니다.)
글 : 김철용(법과길 대표 LAW & ROAD Co., Ltd)
“ 법과 길(사건사고, 민형사소송 상담)은 한국인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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