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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태국인을 이해하기

작성일: | 수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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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KOTRA 방콕 무역관 외부 기고 원고로 만들어진 글입니다.) 
 
태국을 이해하고 태국인의 생각을 읽어내려면 그들의 생활 전반에 오랜 시간 정신적
양식을 제공해 온 불교에 대한 이해는 필요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유일신을 숭배하는 기타 종교와 달리 불교는 기본적으로 연기(緣起)와 윤회(輪廻)를 기초
하여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세상 모든 물()에는 부처의 본성
이 담겨 있어 마음 공부를 열심히 하면 본래의 진면목이 열리게 된다는 것이 불교에서
설파하는 사상이다. 그래서 불교는 중도를 핵심으로 삼고 자비를 생활에서 실천하도록
가르치며 사람과의 관계를 중시한다.
 
태국인의 90%이상이 어릴 적부터 신봉하며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불교의 가르침이 태국인의 행동과 정신에 녹아 있지 않을 수 있을 것 인가. 태국인의 일상 생활에서 중도 사상과 자비를 찾아 내기란 아주 쉬운 일이다. 외국인으로서 NATIVE가 아니기에 우리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태국이 있다면, 그들의 근간에 깔려 있는 배경을 살펴 봄이 마땅하지 아니한가.
 
사람이 타고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면 먼저 탄 사람이 물어 온다. 몇 층 가세요? 그리곤 대신 버튼을 눌러 주고 미소 짓는다. 아주 작은 도움을 받은 이는 감사하다는 말을 반드시 잊지 않는다. 그 작은 친절은 하루를 즐겁게 만들어 주는 큰 요소가 된다.
 
한류의 영향을 타고 한국을 여행하는 태국인이 늘어나고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제고되고 있지만, 한국 여행을 하고 온 태국 친구들이 가장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 중 한가지가 있다. 지하철을 타거나 복잡한 도심을 걸어 가다 부딪히는 순간에 경험하는 한국인들의 무개념 예의 범절이라 한다. 접촉이 일어난 순간 어느 누구도 미안하다는 표현을 하지 않더라고 한다. 동방예의지국 한국은 무디어져 가고 있지만, 태국인은 예의 바르다.
 
일상 생활 중에 우연치 않은 신체 접촉이 일어나면 아주 경미하더라도 태국인은 즉각적으로 사과를 표시한다. 상대가 무색할 정도로.   태국어 중 깽짜이(상대에게 부담과 불편을 주지 않고자 하는 마음)라는 표현이 이런 부분을 잘 표현하는 말이다.
 
대 여섯 명의 일행이 노천 식당에 들어와 의자가 부족할 때, 태국인이 거치는 절차는 지겹게 느낄 정도로 느리다. 빈 의자가 있는 옆 테이블로 와서 부드러운 표정으로 묻는다.
이 의자는 빈 의자인가요?”    저희가 사용해도 될까요?”    감사합니다.”
손님 누구의 소유도 아닌 손님용 의자 이건만, 장구(?)한 절차를 거치고서야 이동을 하게 된다. 이미 가까이 앉아 있는 타인에 대한 지극한 배려다.
 
유명 브랜드 운동화를 하청 받아 생산하는 한국업체는 태국인 직원 약 4백여 명에 한국인 관리자 5명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매번 생산 납기일을 맞추지 못해 적지 않은 페널티를 지불하고 있었다. 노무 및 생산관리를 위하여 처음 방문한 그 공장에서 문제점을 파악하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는데, 그 공장의 진정한 문제는 태국인 근로자가 아닌 한국인 관리자들에게 있었다.
 
동남아 사람들은 게으르다는 선입견을 전제하여 대화가 아닌 거의 언어 폭력에 가까울 정도의 생산 독려를 하며 근로 인원수만 많으면 납기에 맞출 것이라 생각하는 한국 관리자들……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무시를 당하고 있는 태국 근로자들……물과 기름으로 놓여진 상태에서 생산이 제대로 된다는 것은 불능에 가까운 현실이었다.
 
우선, 공장 내규를 새로 공지하여 규칙을 위반하는 자들을 솎아 내어, 일하고자 하는 근로자들 이외 무위도식하다시피 하는 약 200여 명을 추려내어 퇴사시켰다. 그리고, 모든 근로자들 각기 개인 면담을 통하여 그들의 생각을 청취하며 회사가 놓인 위기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파트 별 생산라인 중에 타 라인과 비교하여 막히는 곳이 있으면 곁에 붙어서 함께 팔을 걷고 땀을 흘렸다.  진심 어린 소통은 어디서나 통하는 법. 400에서 200으로 삭감된 근로자만으로도 생산라인이 척척 돌아가기 시작했다.
 
더운 나라 사람들이 게으르다는 선입견은 잘못된 것이다. 태국인은 부지런하다. 단지 덥기 때문에 조금 느리게 움직일 뿐이다. 더운 나라에서 한국처럼 빠르게 움직이면 오래 가기 힘들다. 태국인이 한국인처럼 빠르게 걸어 간다면, 무더위에 지쳐 주저 앉게 되고 말 것이다.
 
글로벌 세상에서는 환경적 특성과 문화적 배경을 생각하여 타인을, 타국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자란 내 나라와 다른 이유는 여러 가지 있을 수 있으니, 성급하지 않게 찬찬히 소통하는 것이야 말로 외국에서 살아 가는 당신에게 든든한 자산이 될 것이다.
 
: 김철용(법과길 대표 LAW & ROAD Co., Ltd) (MOBILE. 66-86-975-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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