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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산가족, 그 단장의 아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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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주 진 (인천대학교 겸임교수, 21세기전략연구원 기획실장)

 광복 이후 남북 분단과 6·25전쟁이 우리 민족에게 남긴 최대의 비극은 이산가족 문제일 것이다. 무수한 가족들이 공산 독재에 짓밟혀 찢어졌다. 전쟁중 약 150만명이 자유를 찾아 월남했고 그 이전에도 350만 여명이 공산당의 탄압을 피해 목숨을 걸고 남한으로 탈출하였다. 남북을 합쳐 1천만 여명의 이산가족이 발생한 것이다.

 전쟁이 끝난 후 한국 사회에는 ‘단장의 미아리 고래’라는 노래가 크게 유행했다. 단장이란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아픔을 말한다. 이 노래는 곡도 구슬프지만 그 가사가 너무나 애절하다. ‘당신은 철사 줄로 두 손 꽁꽁 묶인 채로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맨발로 절며절며 끌려가신 이 고개여’. 공산군에 끌려가는 남편들의 애처로운 모습을 눈앞에서 훤히 보는 듯하다. 1996년 세워진 미아리 고개 유래비에는 ‘공산군이 후퇴 할 때 이 길로 수많은 민족의 지도자를 끌고 갔기 때문에 그 아픔을 담은 단장의 미아리 고개가 오늘토록 목메어 불리우고 있다’고 적혀있다. 

 6·25 전쟁이 끝나고 30년이 지난 1983년 KBS ‘이산가족찾기’ 생방송 때에는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라는 노래가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저미게 했다. ‘빛나는 눈 고운 마음씨에 이 세상 끝까지 가겠노라고 강가에서 맹세하던’ 여인을 찾는다는 가사는 마치 미아리에서 북으로 끌려갔다 내려온 남편이 부인을 애타게 찾는 듯한 노래였다.
 
 가족의 이별을 슬퍼하는 노래를 듣고 애달파하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족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족은 인류 발생과 함께 생긴 가장 오래된 사회제도로 인간 생활의 가장 원초적인 집단 형태인 것이다. 그래서 흩어진 가족을 만나겠다는 바램은 인간의 가장 순수한 마음이며 보호받아 마땅한 인간 존엄성의 기본 요소이다. 또한 인도주의의 본질인 것이다.
 
 정부가 70년대 초 남북대화를 처음제의한 것도 이러한 인도적 문제를 우선 해결하려는 목적이었다. 1971년 8월 12일 최두선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4반세기에 걸친 남북간의 장벽은 온갖 민족적 비극의 원천이며 특히, 남북으로 갈린 이산가족들의 고통은 금세기 인류의 상징이며 비극”이라며 남북장벽 해소에 앞서 1천만 남북 이산 가족찾기 운동이라도 먼저 전개하고자 북측에 제의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처음으로 이산가족문제를 제기한 이래 4반세기를 훌쩍 지나 반세기가 다가오는 지금까지도 그 운동은 지지부진하다. 북한이 대남전략 차원에서 우리의 제의를 찔끔찔끔 수락할 때만 극소수의 가족이 상봉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헤어진 가족을 만나겠다고 대한적십자사에 신청한 13만명 중 지금까지 가족을 상봉한 사람은 2천여명에 불과하며, 6만명 이상이 가족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고령으로 사망하였다. 남편과 헤어진 후 어린 것을 키우며 ‘십년이 가고 백년이 가도 살아만 돌아오소’ 라고 부르짖던 미아리 고개의 한 많은 여인도 벌써 유명을 달리했을 것이다.

 백범 김구 선생은 해방 직후인 1947년 12월 ⌜나의 소원⌟ 이라는 논설에서 김일성 집단의 반민족행위에 대해 ‘일부 좌익의 무리는 혈통의 조국을 부인하고 소위 사상의 조국을 운운하며, 혈족의 동포를 무시하고 소위 사상의 동무와 프롤레타리아트의 국제적 계급을 주장하여 민족주의를 부정하고 있다. 심히 어리석은 생각이다.’라고 썼다. 북한은 이 글귀를 새겨들어 지금이라도 인도적 문제이며 민족적 과제인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올해도 벌써 2월로 접어들어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 다가오고 있다. 설날이 되면 이산가족들의 헤어진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생이별에 따른 고통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북한은 사상과 이념을 떠나 이산가족들의 단장의 아픔을 덜어줄 수 있도록 이들을 더 이상 대남전략의 볼모로 삼아서는 안된다. 이제부터라도 이산가족찾기 운동을 시작할 것을 다시한번 북한에 제안한다. 나아가 북한은 이산가족들이 혈육의 정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도록 서신왕래를 허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종국에는 이산가족들이 정해진 장소에서 정기적으로 상봉할 수 있도록 적극 호응해 주길 당부한다.  
작성자: 한아시아 , 작성일 : , 수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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