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골퍼 매너가 좋은십니까?
한국 사람들은 주머니가 두둑해지면 가장 먼저 자동차를 바꾸고, 그 다음으로 이사를 하고, 세 번째로는 골프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좋지 않은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골프가 인기 있는 스포츠임에는 틀림이 없는 듯합니다. 이제는 수완나품 공항에 골프백을 들고 입국하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으니 분명 골프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스포츠인 듯합니다.
골프만큼 행복하고 즐거운 운동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자격을 갖추었는가?입니다. 골프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지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정신적인 문화는 아직은 아니지 싶습니다. 골프는 재미있게 즐기는 스포츠이지 과시하고 거들먹거리는 스포츠는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동네 망신을 떠나 나라망신을 시키고 다니는 분들이 많습니다.
골프를 하기 위해서는 3가지를 알아야 합니다. 스윙과 룰 그리고, 예의입니다. 스윙을 모르면 스코어가 좋을 수 없고, 룰을 모르면 벌타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예의을 지키지 않으면 동반자를 잃게 되고 마지막에는 골프를 할 수 없게 됩니다.
골프는 심판이 없는 유일한 스포츠라는 것 아실 것입니다. 남을 속이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야만 하는 운동, 그러나, 속였을 때 가장 경멸을 당하는 운동이 골프입니다. 엄격한 규칙 적용이 당장은 맘 상할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역시 신사의 스포츠입니다. 항상 악마의 유혹을 이겨내야 하는 골프!
저는 현재 방콕이 아닌 다른 동네에서 골프 투어를 오신 골퍼들을 상대로 레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벌어졌던 실제 상황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A의 티샷한 공이 연못에 빠졌고, 본인이 치기 편한 곳에서 드롭을 함에 동반자 B가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연못에 공을 빠트린 A는 돈을 적지 않게 잃고 있어서 기분이 그닥 좋지만은 않은 상태였습니다. 골프 좀 된다고 무시하는 말투로 속을 살살 긁는 B한테 여러 가지로 빈정이 상했는데 드롭 지점 가지고 딴지를 거는 것이 완전 거슬렸던 모양입니다. 하여, A는 B를 향해 바로 주먹을 날렸고 그 자리에서 서로 원투펀치를 주고 받는 볼쌍사나운 꼴이 연출 되었습니다.
앞 조에서 필드 레슨을 하던 중에 급하게 달려가 보니 주먹을 주고받은 두 사람의 얼굴이 너무 민망하게 찌그러져 있었습니다. 다른 홀에서 한가롭게 볼을 치던 외국 골퍼들이 속속 모여들고 .... 정말 창피했습니다. 룰을 어기고, 동반자를 약 올리는 것을 떠나서 라운딩 도중 골프 코스에서 주먹질이 말이 됩니까? 결국 이 사건은 골프장 측의 정중한(?) 부탁으로 보따리 챙겨서 나오는 것으로 해결되었고 그 팀은 일정을 이틀 앞당겨 그 날 밤 비행기로 인천을 향했습니다.
얼마든지 즐겁고 재미있게 할 수 있을텐데 왜 그럴까요?
공 잘 친다고 자랑하지 마시고, 매너 좋다는 칭찬 듣길 기원합니다
날이 너무 좋습니다.
즐거운 골프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