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북민 3만명 시대, 그 의미와 전망 ▒
한아시아
2016.11.22 ( 10:23 )
채 경 희(총신대 기독교교육과 교수)
2016년 11월 11일부로 북한을 탈출해 대한민국에 정착한 탈북민이 3만명을 넘어섰다. 어린 나이에 전근대적 세습권좌를 물려받은 짐정은은 야만적 인권유린을 피해 목숨 걸고 고향 땅을 탈출해야만 했던 이들 탈북민을 배신자로 매도하도 있다. 그는 ‘탈북민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중‧북 국경에 철조망과 함정 등을 설치하는가 하면 탈북 기도자는 현장에서 사살하고 탈북민의 在北가족을 수용소로 보내는 등 전례 없는 폭압통치를 하고 있다. 필자 역시 사선을 넘어 대한민국을 선택한 탈북민의 한 사람으로서 3만명 돌파에 남다른 감회를 느낀다,
그렇다면 탈북민 3만 시대는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첫째는 북한의 기미 세습 독재정권이 확실히 실패한 정권임을 각인시켜 준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김씨왕조는 극심한 재정파탄과 식량난을 초래해 수백만을 아사시켰고 그 고통은 아직까지 계속 되고 있다. 이로인해 1962년 처음으로 탈북민이 한국에 입국한 이후 2006년 1만명, 2010년 2만명을 돌파했고 지금은 3만명에 달하고 있는데 이들은 대한민국에서 오순도순 살아가고 있다. 중국 등 제 3국에는 아직도 30만여명의 탈북민이 북한의 체포조를 피해 숨어 살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이는 김정은 정권의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분명한 증거이다.
둘째는 3만여 탈북민의 존재 자체가 ‘대한민국이 희망이며 탈북민만이 살 길’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에 남아있는 지인들은 요즘 부쩍 탈북에 관심을 보이며 탈북 루트와 대한민국 정착 방법 등에 대해 물어오고 있다. 북한에서는 바깥지역 사람과 전화통화 하는 것만으로도 정치범으로 몰리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지만, 이제 북한사람들은 탈북을 특별한 사람만아 하는 특별한 행동으로 여기지 않는다. 누구나 한번쯤 탈북을 생각하고 고민한다는 것이다. 탈북 배경도 예전에는 배고품을 해결하기 위함이었지만 이제는 더 나은 삶과 자유를 위해 탈북하는 등 양상 자체가 바뀌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내 탈북민들이 북한에서 살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자유롭고 풍요롭게 꿈을 펼치고 있고, 대한민국의 탈북민 지원정책 등 각종 혜택이 입소문을 타고 북한주민 사이에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탈북민 지원정책은 각계에서 성공한 수많은 탈북민 유명인사를 낳았고 이 소식 역시 은밀하지만 급속도로 북한 내부로 전파되고 있다. “전OO는 남조선에서 기업으로 성공했다.”, “김OO는 유명한 예술인이 됐대.”, “옆집 셋째 딸이 아랫동네(서울) 가더니 큰 집을 사서 내일 이사한대.” 등등... 함경북도, 양강도, 자강도 등 국경마을은 이미 탈북민들이 보내는 자금으로 경제가 운영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만 탈북민’은 북한주민들에게 대한민국이 더 이상 멀거나 낯선 나라가 아니라 친지와 이웃들이 살고 있는 ‘죽기 전에 꼭 한번 살아보고 싶은 참 좋은 이웃동네’인 것이다.
셋째로 3만 탈북민이 쏟아내는 참담한 인권상황 증언은 김정은이 얼마나 인면수심의 독재자이며 인권범죄자인가를 전세계에 알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 북한 김씨정권이 자행한 反인도범죄가 국제사회의 큰 우려로 부각된 지는 이미 오래이다. 1990년대 중반 소위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본격화된 탈북행렬은 정치범 수용소내 인권말살 실태와 공개처형 등 북한 김씨정권의 인권범죄를 국제사회에 폭로하는데 일조했다. 이에 유엔 인권이사회는 2005년부터 무려 12년 연속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했다. 또한 2014년 COI 보고서 발표를 계기로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기 위한 국제적 움직임이 가시화되었다.
최근 중‧북 국경지역 주민들은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한다. 매일 새벽 1시, 3시 등 불시에 집안을 수색하는 일종의 ‘숙박 검열’을 당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두만강이나 압록강 물로 식수, 세탁, 목욕물을 충당해 온 주민들에게 물 긷는 시간을 1시간으로 제한하고 세탁과 목욕도 못하게 하는 등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오로지 탈북과 정권붕괴를 막겠다는 생각으로 김정은이 주민인권을 무참히 짓밟고 있는 것이다.
탈북민 3만명 시대! 김정은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간주되는 탈북민은 앞으로 더 증가해 머지않아 30만명 시대도 열릴 것이다. 2012년 김정은 공포통치 초기 연간 1,000명 미만이던 탈북민이 최근 다시 급증세이다. 이는 그 어떠한 총칼로도 탈북을 막을 수 없음을 반증한다. 탈북이 북한 내부는 물론 해외‧휴전선 및 동‧서해안까지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는 점도 김정은이 곧 비참한 종말을 맞게 될 것임을 알리는 시그널이다. 탈북행렬을 막는 방법은 어떻게 보면 간단하다. 그것은 3만여 북한주민을 고향에서 쫓아낸 김정은 자신이 북한땅에서 떠나주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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