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존속 살해 사건(제 3편)

무위 자연 2020.10.14 ( 10:32 )


 

항소심에서 폭행에 의한 강요와 심신장애를 이유로 무죄로 풀려난 백선희.

살인 교사 혐의를 끝까지 부인하여 재판부에서 사형을 선고 받은 임태성.

여자는 풀려나 한국으로 돌아갔고, 남자는 교도소에서 복역 중에 있다.

 

재판부의 판단 여부에 관계없이 그날의 실체적 진실은 두 사람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태국 형법은 범행을 인정하는 피의자에게 무조건 50% 형벌을 감경해 준다.

그래서, 사형을 선고 받아 무기징역으로 감형을 받을 수 있음에도 범행을 부인하는 남자

에게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졌다.

 

그 남자에게 노모를 살해할 만한 동기가 있었는가.

뉴질랜드에서 전처와 이혼할 당시 재산상 분할을 피하려고 뉴질랜드에 있는 재산을 노모

의 이름으로 차명 변경하여, 노모의 죽음으로 그 재산을 빨리 상속받으려 했을 것이라

설명하는 사람도 있다. 동기로선 약하다. 남자는 한국에도 재산이 있었고, 상속은 직계

존속에게 나누어지는데 굳이 살인을, 게다가 모친을 해할 정도의 동기로는 약해 보인다.

 

모친을 살해하여 경제적 이익을 얻기 힘들다면, 사실혼 관계에 있는 여인과 모친의 관계

에서 남아 있는 동기를 찾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치매와 우울증을 앓고 있던 두 여자의

갈등을 지켜보기 힘들었을 수도. 하지만 이 경우엔 교사범이 아니라 방조범의 위치에 서

게 된다. 남자는 평소 마약을 복용하여 일반적 동기로는 이해할 수 없다고도 했다.

 

그날, 두 여자의 다툼 중에 노모가 먼저 흉기를 사용하여 백선희에게 상해를 가했다고도

했다. 그 와중에 우발적 충동에 의한 살인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라면

남자에게 교사 혐의를 씌울 수는 없다.

 

여러 가지 면에서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은 사건이다. 그래서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명명백백 밝혀 내고 싶은 마음이 강했는지 모른다.

 

재판부가 내린 판결문을 법원에서 받아 검토해 보았다.  1층 화장실 출입문에서 피고인

2명의 혈흔이 발견되었다는 점을 폭행, 강요의 근거로 들었지만, 그 혈흔이 언제 발생된

것인지는 분명치 않았다. 남자가 노모에게 수면제를 먹여 살해 한 후, 경비실로 나간 걸

로 진술하지만 여자의 변호인이 작성한 변론서와는 모순되는 점도 보였다.

 

1심 재판에서 남자의 태국인 변호사는 수임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1심에

서 의무를 다하지 않았으며, 항소심 기일도 방기하여 남자가 항소심에서 대응할 기회조

차 없게 하였다. 사형과 무기형을 선고한 중한 범죄에 항소를 하지 않아 재판부가 스스

로 항소심 재판을 열어 재 심리를 하였던 것이다. 물론, 남자의 변호인은 없었다.

 

매일같이 유흥에 빠져서 마약을 손대는 습성이 있다. 어린 동거녀를 폭행한 전력이 있는

폭력성을 가진 남자. 수사기관이나 재판부가 보기에 적정한 가해자의 모습이다.

그 남자에 대한 사형 선고는 어쩌면 본인 스스로 유발한 행위의 거울일 수도 있다.

 

그 남자, 임태성의 모습이 궁금해 졌다. (마무리 에피소드편에서 계속됩니다.)

 

글쓴 이 : 김철용(전 법과길 대표 , 현 콴티코 공동 대표, TEL 086-9755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