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용 자동차 매매, 거지 취급을 당하니 착잡합니다.

쯔란 2021.01.07 ( 19:09 )

먼저, 한아시아에 이런 칭얼대는 듯한 글을 올려 송구합니다. 교민 게시판에라도 올리면 그 분이 언젠가는 이 글을 읽고 본인 태도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이 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긴 글을 씁니다.

2020년 10월 중순에 한아시아에 차를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정리 후 귀국 준비 중이었고 라용에 있다는 남자분에게서 구매하고 싶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한국 기업 주재원으로 온지 일주일 되었다는 그분은 이것 저것 묻고는 운전면허증이 준비되지 않았으니 운전면허증 발급 후 꼭 구매하고 싶다, 아이들 통학용으로 필요하니 조금 기다려달라는 말을 하셨습니다.

이야길 들어보니 한국에서 태국으로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저도 처음 낯선 태국 땅 밟았을 때 생각, 애들 키우는 부모마음에 '그러면 선생님께 차를 양도하겠으니 늦지 않게 반드시 인수하셔야 합니다.' 말씀드리고 필요한 서류들, 어디서 발급받아야 하는지 등에 대해 알려드렸습니다. '믿어주셔서 감사하다. 반드시 인수하겠다.' 라고요.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곳에서 인수를 희망하는 연락을 받았지만, 중간 중간 서로 연락하면서 '선생님께 양도드리려고 여러번 구매자를 물렸으니 어서 면허 준비하시라'고 이야기도 드렸습니다. 라용 교통국이 면허 발급을 일시 중지해서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하시기에 '그러면 자동차 세금과 보험을 연장해야 하는 시기가 넘어버리는데 어쩔까요?' 말씀드리자 '면허 신청을 했는데 4주 후에 오라 하니 그동안 차주분이 일단 무보험으로 가지고 있으면 안될까요?' 하시더군요. '그건 안되고 그렇다면 일단 제가 보험과 자동차세를 자비로 연장해놓을테니 나중에 차량 구매하실 때 비용을 주십시오. 보험도 명의 이전이 됩니다. 혹시 모르니 보험 명의 변경에 대해 타나찻에 문의 해보세요.'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십시오. 제가 인수할 때 다 정산해서 드리겠습니다. 11월에는 면허를 신청했으니 4주 후에 받을 수 있습니다.' 하시기에 '그럼 차량 양도 드리기 전에 공식 서비스 센터에서 점검을 받고, 필요한 정비가 있으면 제가 자비로 정비해서 드릴테니 인수 후에는 태국에 계시는 동안 편히 타십시요.' 라고 말씀도 드렸습니다. 제 차량은 겨우 1만 6천km 운행해 컨디션이 매우 좋았지만 아이들이 타고 다닐 차이니 그래도 가급적 새차에 가깝게 드리고자 그날 센터에서 정비 받고 배터리, 오일류, 외장재 중에 교체가 필요한 가니시 등등 자비로 추가 6천바트 비용 들여 교체해서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12월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통화 좀 하자고 문자가 오더군요. 밤 늦게까지 기다려도 보고 전화도 걸어보았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통화를 해보니 화가 나는 일이 있어 술 먹고 잠들어버렸다고 하시기에, 내용인즉슨 '라용 교통국에 운전면허 발급 신청을 했는데 오늘 면허를 찾으러 갔더니 담당 공무원이 신청 서류를 잃어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면허를 받지 못 했다.'라는 겁니다. 황당했지만 이곳은 태국이니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고, 제가 되려 걱정되어 '오신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큰일 겪으셨다. 고생하셨다. 다시 발급 신청하시라. 기다리겠다.' 말씀드렸습니다.

얼마 뒤 '입국시 논비 비자를 1년으로 연장해야 발급 신청이 된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 하시기에 '그러시라' 말씀드렸고, 이후 긴급사태로 면허증 발급이 중지되었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상황이 이리된게 선생님 잘못도 아니고 제 잘못도 아닙니다. 다만 다른 경로를 찾기가 어렵게 되었네요.' 말씀드리니 '얼마나 감가가 발생할까요? 금액이 크지 않으면 보전해드리려 하니 대략적인 금액을 알려달라' 시기에 '감가는 10만 정도 발생할텐데 이걸 다 주시는 것은 말도 안되고 기다리는 동안 지출된 자동차 세금과 보험, 가능하시다면 약간의 추가 비용 정도라도 좀 보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개인에게 넘기기엔 저희가 출국해야 하는 시간이 촉박하고 매매상에 넘기기엔 남은 보험이나 자동차 세금은 고려해주지 않아 감가가 많이 발생할 것 같습니다.'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그정도는 제가 보전 해드리겠다. 얼마정도 생각하시느냐?' 물으셔서 '가능하시면 보험과 세금, 정비비 등등 해서 4만바트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말씀드렸고 '끝까지 제가 차량을 인수하기 못 하게 되면 그정도는 제가 보전 해드리겠다.' 처음에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제, 지난 10월 말 매입하겠다는 매매상에 매입 상담을 다시 했더니 예상대로 처음 매입가에서 10만바트를 빼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이미 연식이 넘어갔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이지요. 순순히 납득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전화를 걸어 '이러이러하다고 합니다. 정말 죄송하지만 그때 말씀하셨던 4만바트는 보전 가능하실까요?' 말씀드리자 '그건 어렵다.' 라고 말씀을 바꾸시더군요. 예상은 하고 있었습니다. '4만바트는 너무 큰 돈이고 보험 등등 해서 사실 도의적으로 2만바트 정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라고 하시길래 '죄송합니다. 제가 제 생각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보험과 자동차세 2만 바트라도 좀 부탁드립니다.' 하니 '아내와 상의하고 저녁에 연락 드리겠다.' 하고 통화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저녁 11시쯤 다음과 같은 문자 하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아마 제 번호를 차단하신 것이겠지요.

이ㅅㅈ이ㅅㅈ
이ㅅㅈ

이ㅅㅈ이ㅅㅈ이ㅅㅈ
이ㅅㅈ 선생님, 전화도, 문자도 받지 않으시는 당신도 아마 언젠가 한아시아에서 이 글을 보실거라 생각하고 장문의 글을 썼습니다. 제가 그간, 그리고 마지막 통화에서도 여러 번 말씀드렸습니다만 이리 된 상황이 선생님의 잘못은 아닙니다. 살다보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겪을 수 있는 일입니다. 면허증 발급 등등으로 일이 이리 된 것에 대해서는 선생님께 일말의 섭섭함이나 억울한 감정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보험, 세금 등의 비용 2만바트를 아내와 상의해봤는데 형편상 못 드리겠다.' 라는 말을 그냥 문자메세지 하나 저녁에 덜렁 남기고 잠적하셔야 했습니까? 하다 못해 남자로서, 어른으로서 '상황이 이러이러해서 어렵습니다. 죄송합니다.' 전화 통화 한 번 해주는 최소한의 끝맺음 예의를 보여주실 용기는 없으셨나요?

제가 저녁에 저 문자 메세지 하나 덜렁 받고 밤새 고민했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무슨 실례나 잘못을 했기에 이런 길거리 구걸하는 거지 대우를 받아야 하나?' 꾹꾹 눌러가며 아침에 '출근하셨으면 전화 통화 한 번 하시지요.' 라는 제 문자조차 아예 읽지를 않으시더군요.

'우리도 피해자인데 왜 남의 피해까지 신경써야 하냐?' 라고요. 누구나 내 손해가 남보다 커 보인다고 하지만, 내가 겪는 어려움의 반의 반 만큼이라도 타인의 선의를 헤아려 줄 수는 없으셨습니까? '태국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아 수중에 바트도 충분치 않다.' 는 말씀에 계약금도 받지 않고 3개월 가까이 기다려준 제게 달랑 문자 하나 남기고 잠적하신 것을 저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그간 문자로, 통화로 제가 선생님을 대한 태도를 겪으셨으면서도 그 일로 전화 통화를 하면 제가 '난 그런 상황 모르겠고, 말씀하신 2만 바트 내놓으시죠.' 윽박지르거나 조르기라도 했을까봐서요? 그게 아니라면 그냥 저를 구걸하는 거지 정도로 생각되셨습니까? 저도, 선생님도 장성한 어른이고 한 가정을 이끄는 가장이며 부모입니다.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해 서로 이해하고 탄력적으로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의 사람들 아닙니까? 우리 나이, 우리 위치 정도라면 최소한 가장, 부모로서 스스로에게 부끄럽거나 쪽팔리는 사람은 되지 않아야지요.

이ㅅㅈ 선생님, 태국 라용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얼마나 계실지는 모르나 언젠가는 한아시아에서 이 글을 읽으실 날이 올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때가 되면 부디 몇 번이고 제 글을 정독하시고 당신이 누군가에게 얼마나 부끄러운 사람이었나를 되새겨보시기 바랍니다.

한아시아 교민 여러분, 여러가지 일들 많은 교민사회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간 교민 여러분께 많은 선의와 도움을 받으며 지냈습니다. 그런 태국에서의 마무리가 이런 불편한 글로 맺게 되어 안타깝고 송구합니다. 태국에서의 제 시간은 끝났지만 교민 여러분 모두 건승하시고 무엇보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