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과학적 근거가 미약했으나 흔히 사용됐던 기립성저혈압 치료제의 약효와 안전성이 국내 연구진의 장기 임상을 통해 확인됐다. 연구팀은 환자가 적어도 3개월의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립성저혈압은 누워있거나 앉아있다가 몸을 일으켰을 때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감소하거나,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떨어질 때를 말한다. 대개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을 동반한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주건·이상건 교수 연구팀은 현재 기립성저혈압 치료제로 쓰이고 있는 '미도드린'과 '피리도스티그민'의 3개월간의 임상시험 결과 심각한 부작용 없이 증상을 상당히 호전한다고 22일 밝혔다.
지금까지 두 가지 약물을 3개월 이상 투여해 관찰한 임상시험 결과는 없었다. 또 미도드린과 피리도스티그민을 함께 투여했을 때의 효과도 이론적으로는 알려졌으나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총 87명의 기립성저혈압 환자를 각각 29명씩 3개 그룹(미도드린, 피리도스티그민, 미도드린과 피리도스티그민 병용요법)으로 나눠 3개월간 혈압변화와 우울증, 삶의 질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약물을 복용한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기립성저혈압 증상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두 가지 약을 함께 투여했을 때의 이득은 높지 않았다.
또 설문 결과 우울증 증상은 완화되고 삶의 질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기립성저혈압 환자는 우울 증상을 호소해 삶의 질이 매우 나쁜 것으로 전해진다. 단 우울증, 삶의 질을 호전하는 데에는 미도드린이 피리도스티그민보다 유효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기립성저혈압은 적어도 3개월 이상의 약물치료가 도움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함께 단기적으로는 미도드린과 피리도스티그민을 함께 투여하는 방법이, 3개월 이상의 치료 시에는 미도드린만 투여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주 교수는 "이번 연구가 기립성저혈압 환자의 효과적인 치료에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신경학 분야 국제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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