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은 지난 10일 태국경찰에 검거되기까지 8개월간 도피생활을 했다. 도와주는 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중 태국 조력자로 알려진 이가 태국 한인회장을 지낸 황주연 씨다. 태국에서 쇼핑센터, 리조트 등 주로 관광업에 종사해온 교민으로, 한인 사회에서 조폭 출신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던 인물이다.
황 전 회장은 13일 UPI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 전 회장과 알고 지낸지는 수십 년이 됐다"면서도 '조력자설'은 부인했다. "태국에서 만나 골프 몇 번 쳤을 뿐 별다른 편의를 봐준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는 "태국 조력자라는 소문은 말도 안되는 일이며, 이와 관련해 현재 한국 경찰, 검찰로부터 수사 협조 요청을 받은 적조차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황 전 회장의 '조폭출신설'은 2003년 방콕 총기 사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황 전 회장은 제주에 있던 태국여행 전문 여행사 대표 전 모 씨를 방콕으로 불러들여 자신에게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았다며 폭행했다.
폭행당한 전 씨는 폭력조직 '청량리파', '이글스파' 조직원들을 불러들였고, 급기야 방콕 시내 한복판에서 한인들 간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황 전 회장 측근 권 모씨가 이글스파 조직원에게 총상을 입혔다.
그해 황 전 회장은 한국 법원에서 폭력행위처벌법위반죄로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2019년 그가 한인회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도 논란이 됐다. 다음은 황 전 회장과의 일문일답.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태국 조력자라는 보도가 있었는데.
"사실이 아니다. 골프 몇 번 친 게 전부다. 김 전 회장에게 '내가 태국에서 도와줄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김 전 회장과는 어떤 사이인가.
"수십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25년가량 서로 왕래가 없었는데,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잠시 한국에 들어갔을 때 밥 먹고 골프 한 번 쳤다. 그러면서 다시 왕래했다."
—김 전 회장의 태국 도피 기간과 태국 입국 시기가 겹친다는 이야기가 있다.
"최근 방콕에 있었던 것은 맞다. 한국과 태국을 왔다갔다 했다. 그것(김 전 회장 체류기간)과 꿰맞춰서는 안된다. 지금 파타야에서 호텔도 하고 있어 무척 바쁘다. 내 일만 하기에도 벅차다."
—2003년 방콕 총기 사건에 대해 설명해달라.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한국 가서 이미 처벌받고 돌아왔다. 이번 사건하고는 상관없다."
—과거 조직폭력배로 활동했었나.
"그런 사람이 어떻게 교민회장을 지내나. 그 이후 태국에 살면서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다."
—수사당국으로부터 수사협조 연락을 받았나.
"없다."
—왜 태국 조력자라고 보도된 걸까.
"유언비어다. 보도 전 최소한 나한테 확인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