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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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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1998년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란 비평집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요즘 작가, 논객, 문화비평가, 시사평론가, 칼럼니스트 등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유명인'이 됐다. 사회적 이슈가 터질 때마다 거침없는 말과 글로 논쟁의 중심에 서는 그의 언행은 언론으로부터 금방 인용 재생산되며 <디씨인사이드> '진중권갤(러리)'에도 많은 누리꾼들이 모여들게 한다.

 

지난해 전국을 달궜던 촛불정국 당시 그는 거리에 있었다. 진보신당에서 운영했던 <칼라TV> 생중계를 맡아 거리에 나온 수많은 '촛불'을 인터뷰하는 등 현장 상황을 생생하게 알려냈다. 그의 입담은 '촛불'로 대표되는 '디지털 게릴라'들의 생각을 잘 대변했으며 그가 날리는 일침에 사람들은 환호했다. '촛불'과 함께 현장을 지켰던 그에게도 많은 일이 있었다. 경찰에 연행당한 적도 있었으며 진보신당 사무실로 쳐들어온 특수임무수행자회 회원들에게 '린치'를 당하기도 했다.

 

촛불 1년을 맞아 지난 11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한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촛불은 낡은 패러다임에 대한 저항이었으며 여러 가지 요인이 결합되어 나타난 일종의 '나비효과'였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 질문을 건너뛸 정도로 회의감과 불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가 쌓아온 것들을 이 정부가 다 날려 버리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정권과 국민들의 충돌, 불화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자신을 불편하게 여기는 세력으로부터 "치사한 방식의 압력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마이뉴스>는 진 교수와 한 인터뷰를 두 글에 나눠 싣는다.

 

- 촛불 1년을 맞았다. 우선 지난해 '현장'을 반추해보자. 언제부터 촛불문화제에 참여했나?

"초기부터 참여한 것 같다. 맨 처음 청소년들 나올 때부터... 그동안 정치성 있으리라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나와서 정치 구호 외치는 것 보고 솔직히 충격을 많이 받았다. 처음엔 분위기 적응하기 힘들었다. 누군가가 '광야에서'를 부르자고 했는데 그 노래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거다. 그래서 처음에는 '아리랑', 심지어 '오 필승 코리아'를 불렀다.(웃음) 적응하기 어려웠다."

 

- 초기에, 촛불이 번지고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나?

"전혀 예상 못했던 일이다. 아마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사람들이 모였고, 커졌다. 정말 놀랐다."

 

- 촛불이 한창일 무렵, 주로 <칼라 TV> 생방송을 진행하며 현장을 뛰어다녔는데 처음부터 그렇게 기획된 것인가?

"처음에 <칼라 TV> 생방송 할 때는 여느 방송 포맷과 똑같았다. 카메라 고정시켜 놓고 책상에 앉아서 사람들 섭외하고... 그런데 5월 24일인가, 시민들이 거리로 나가기 시작했다. 마이크 들고 같이 뛰었다. 진보신당을 널리 알린 <칼라 TV> 역사가 시작된 날이다."

 

- 현장을 취재하면서 가장 감동한 순간은?

"경복궁역 근처, 청와대 가는 길에서 시민들이 물대포 맞으면서 버티는 모습 봤을 때, 그러면서도 "온수", "온수" 외치던 순간들이 생각난다. 또 6월에 비 쫄딱 맞으면서도 기차놀이하고 노래 부르고 어울리며 즐겼던 모습... 그런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지난해 5월 24일 밤, 진중권 교수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학생과 시민들이 행사를 마친 뒤 청와대로 행진하려다 경찰에 가로막혀 대치하고 있는 종로에서 현장중계를 하는 모습.
ⓒ 남소연
진중권

"촛불 들고 싸웠는데 변한 게 없다고? 그렇지 않다"

 

- 벌써 1년이 지났다. 촛불의 의미와 메시지를 얘기하자면?

"한국의 인터넷 인프라가 만들어낸 정치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게 '쇠고기' 문제로 표면화된 것이고. 이미 국민들 사이에는 다양한 불만들이 쌓여 있었고 현 정권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진 상태였다. 촛불은 낡은 패러다임을 가진 정권에 대한 저항이었다.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완전 달랐다. 우린 수평적이었는데 '쟤네'는 수직적이었다. 누리꾼들의 정서적 반발감이 커졌다. 인수위원회 활동 보면서 국민들은 이미 공포감을 느끼고 있었다. 대운하, 의료보험, 0교시, 입시교육 등의 불안감 등을 '쇠고기'가 묶어준 것이다."

 

- "그렇게 싸웠는데도 변한 건 없다"는 자조 섞인 얘기도 나온다

"결국 대운하 좌초시키지 않았나. 물론 슬금슬금 다시 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촛불의 정치적 효과는 분명히 있다. 미국에서 다우너소 도축 금지시킨 것도 메시지가 전달된 것이라고 본다. 일본 등 다른 나라들이 여전히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에서 자기 기준 유지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이고. 의료보험 민영화 같은 정책 좌초시킨 것도 큰일 해낸 것이다."

 

- 이후 정부가 밀어붙일 가능성이 여전한 정책들이 많지 않나?

"대운하나 의료보험 민영화 문제... 이걸 건드리면 이슈가 커진다. 특히 의료보험 문제. 의료보험증 들고 갈 수 있는 병원의 수가 줄어든다는 건데, 복지정책이 잘 되어 있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괜찮은 시스템이 이것이었는데 이걸 없앤다? 그 저항은 촛불과 상대도 안 될 것이다."

 

- 진중권에게 '촛불'은 어떤 의미였나?

"흥미로운 미디어 현상이었다. 매체철학·매체미학을 전공한 입장에서 매우 흥미로웠다. 그걸 몸으로 체험했고, 시간 나면 그 경험을 책이나 논문으로 쓰고 싶다.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현상이고 아마 세계적으로도 흥미롭게 언급되는 사례가 될 것이다."

 

- '촛불'이 시간이 지나며 폭력적으로 변했다는 것, <PD수첩> 때문에 촛불이 타올랐다는 게 보수세력의 일관된 주장이다.

"웃기는 얘기다. 말도 안 되는 얘기지. <PD수첩> 본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그건 핑계다. 그런 식으로 몰아가고 싶을 것이다. 촛불은 잘못된 정보로 인해 일어난 일이라고 정리하고 싶을 거다. 그런데 당시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촛불은 디지털 시대의 시대정신'이라는 주장이 나왔고 사이버위원장이란 사람도 촛불의 진보적 의의를 평가한 적이 있지 않은가. 어떻게 해서든 촛불을 범죄화하려는 의도다. 촛불에 의해 큰 타격을 받았으니 절대로 재현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또 한 가지, 그 사람들의 마인드가 워낙 낡아서 촛불의 의미를 읽어낼 능력이 없는 거다. 진짜 그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PD수첩> 때문에 촛불 타올랐다'는 주장은 핑계"

 

- 그렇다면 정부와 그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불화, 충돌은 어떤 식으로든지 유지될 것으로 보는가?

"'저쪽' 스타일을 봐라. 이명박 혼자 기획하고, 참모들은 수족이 되어서 움직이는 분위기 아닌가. 다른 걸 기대할 수 없는 상황, 시대착오적인 상황이다. 그러니 저항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계속 억누르기만 하겠다는 건데, 이런 식으로 얼마나 오래 가겠나. 21세기 디지털 시대, 웹 2.0시대다. 주고받는 시대다. 국민들이 시위도 직접 조직하고 있잖은가. 텍스트, 이미지, 사운드 이런 것을 다운로딩만 하지 않고 이제 업로딩까지 하는 사람들이 대한민국 사람들이다. 메시지를 무턱대고 수용만 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발신하고 있다. 이걸 읽어야 하는데, 아직 산업사회 초기 모델, 박정희 모델에 머무르려 한다. 국가가 명령하면 국민이 움직이던 시기, 단순하게 노동력 투입하고 많이, 길게 일하면 생산력 올라가는 시기, 그때랑 똑같이 하려 하니 나라가 움직이나? 한국사회가 분명히 후퇴하고 있다."

 

- '제2의 촛불', '제2의 대중 주도 집회'가 가능하다고 보나?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것 같다. 지난 1년 거치면서 국민들 사이에 불안과 실망이 일상화됐다. 이젠 모이는 공간 자체를 아예 차단해 버리고... 지난해 촛불집회에 참가한 대다수 국민은 경찰과 몸싸움까지는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촛불이란 게 여러 가지 요인들의 결합에 의해 일어난  일종의 '나비효과' 같은 것이었다. 예측도 전혀 안 됐었고. 그런데 그와 같은 현상이 재현되는 것은 확률적으로 가능성이 낮다.

 

물론 대규모 소요는 있을 수 있다. 촛불처럼 흥미로운 축제의 장이 아닌 진지한 모양새로. 아까 말했던 것처럼 의료보험 민영화라든지, 과도한 정치탄압 등에 대한 반발로 인한 소요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격렬해질 것이다. 촛불 때 일부 시민들이 돌 깼을 때 많은 사람들이 '비폭력', '비폭력' 외쳤다. 하지만 이제 안 그런다. 정부 탄압방식이 5공으로 회귀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제 대한민국 사람들은 고전적인 시위 형태를 또다시 보게 된 것이다. 퇴행한 것이다."

 

- 쇠고기 문제로 번졌던 촛불이 용산참사 때 이어지지 못했다. 이유는 뭐라고 보나?

"두 개의 사안은 완전 다르다. '쇠고기'는 자기 문제다. 용산참사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려면 연대의식이 있어야 하는데 대한민국이 그런 사회적 연대의식이 있는 사회가 아니다. 두 사안은 잘 안 맞는 사안이고 전혀 다른 종류의 사건이다. 용산은 철저한 '아날로그' 사건이고 촛불은 철저한 '디지털' 사건이었다. 수평적으로 비교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 이른바 '미디어관련법' 처리가 예정되어 있는 6월 임시국회가 다가오는데, 어떻게 예측하나?

"지금 신문권력이 몰락하고 있다. '우리가 쓰면 여론이 된다'라고 생각하던 신문들이 영향력이 떨어지고 있다. 신문 신뢰도와 영향력은 인터넷보다도 떨어지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더욱 심해질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조중동 방송 만들려고 하는 것인데... 만일 법안 통과되면 큰 충돌이 있을 것이다. 지금 한나라당이 압도적 다수여서 밀어붙이면 통과될 것이다. 그런데 국민들 대다수는 이걸 반대하고 있다. 의회 다수는 찬성하고 국민 다수는 반대한다. 의회와 국민이 어긋나면? 충돌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6월 30일 저녁, 서울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운 촛불들.
ⓒ 유성호
미국산쇠고기

"인수위가 개판 일보 직전이었다면, 지금은 개판"

 

- 이명박 정부 1년을 총평한다면?

"뭘 평가해? 평가할 것도 없다. 아마 자기들도 알 거다. 인수위가 '개판 일보 직전'이었다면 지금은 '개판'이지.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이 정권을 통해 비약적으로 발전하기는 글렀다. 다만 위기관리나 잘 해주고 너무 많이 약화시키지 않았으면 한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 사회가 쌓아왔던 걸 다 날리고 있다. IMF 외환위기 때 고생했지만 (외환위기는) 우리 경제 투명성 강화에 공헌했다. 그게 이번 위기 견디는 힘이 됐는데, 우린 지금 이 위기를 겪으면서 뭘 얻고 있는가? 없다. 대한민국 혼자 신자유주의 부르짖고 있는 외톨이 신세 아닌가."

 

- 레임덕이 빨리 시작되리라고 보나?

"내년(2010년)이면 시작되지 않을까? 지금도 박근혜와 싸우고 있지 않나. 박근혜가 누군가. 차기 주자다. 이미 싸움은 시작된 거라고 본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박근혜는 뜨는 해가 되고, 이명박은 지는 해가 된다. 이 역학관계가 내년 정도 되면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들 것이다."

 

- 11일 발표된 한 언론사 여론조사를 보니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5%포인트 정도 떨어져 32%였다. 어떤 의미라고 보는가?

"한나라당 고정표다. 노태우도 당시 35% 정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것만 갖고 가겠다는 것이다. 이것도 놓치면 힘들어진다는 건데... 일단 고정표만 데리고 가고 나머지 목소리는 억누르겠다는 게 이 정권의 목표인 듯하다."

 

- 한나라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이버모욕죄 제정, 가능할 것 같은가?

"안 되리라고 본다. 이걸 친고죄 아닌 걸로 한다는데 법리상 말이 안 된다. 그리고 설사 된다 해도 제일 타격받는 게 그쪽 사람들일 거다. 인터넷 댓글에 욕 많이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쪽 지지자들 아닌가. 만일 법 통과되면 내가 3000명 정도는 조사할 수 있게 해 줄 거다. 아마 검찰이 진 좀 뺄 거다."

 

- 그동안 진 교수를 불편해할 만한 쪽으로부터 '압력'은 없었나?

"왜 없었겠나? 아주 치사한 방식으로 (압력이) 들어온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말하진 않겠다. 다른 사람들이 다치고 부담스러워 하더라. 한 대학을 통해서도 압력 들어왔고... 하지만 나를 직접 건드리지는 못한다. 내가 어느 특정한 곳에 소속되어 있지 않으니. 소속되어 있었다면 벌써 날렸겠지. 정말 치사한 방식을 동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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