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선거 포스터의 해석과 희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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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정국의 태국엔 요즘 포스터가 넘쳐납니다.
태국 사람은 물론이고 태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이나 관광 온 사람들도 보고 듣는 것에 선거이야기가 많습니다.
선거 포스터에는 다양한 문구, 표식과 함께 각종 동물도 등장해 흥미롭습니다.
이런 것들은 다 무엇을 뜻하고 말하려는 것일까요?
이번 선거에선 총 500명의 국회의원이 나옵니다.
지역구에서 375명, 비례대표로 125명입니다.
태국에선 2007년 이후 4년 만에 실시하는 것입니다. 4년 전에는 지역구 400명, 비례대표 80명으로 총 480석이었는데, 이번 총선엔 20석이 늘었습니다.
선거 포스터 마다 등장하는 아피싯 현 총리나 탁신 전 총리의 막내 여동생인 잉락 시나와트라는 이번 선거에서 지역구에 나서지는 않습니다.
이들은 각각 여당인 민주당과 야당인 푸어타이 당의 비례 대표 1번입니다. 법에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통상적으로 총리후보로 나섭니다. 국회의원이 뽑힌 다음, 총리선거를 하고, 정부를 구성합니다.
이들이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나란히 포스터에 등장하는 것과 각 지방을 돌며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은 당과 지역 후보들에 대한 지원유세인 셈입니다.
이번 태국 총선에는 총 34개 소속(당)에서 입후보했습니다. 상당히 다양합니다.
1번은 탁신 막내 여동생이 이끄는 푸어타이 당이고, 10번은 아피싯 현총리가 있는 민주당입니다.
이 번호는 각 당의 대표자들이 모여 추첨한 결과에 따른 것입니다.
태국사람들의 투표하는 방법입니다. 7월 3일 투표장(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에 간 태국 유권자들은 해당 후보의 칸에 펜으로 이 x표를 직접 그려 넣습니다. 한국에서 투표 용지에 붓뚜껑 같은 것을 찍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번 선거관련 포스터엔 유독 동물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넥타이를 맨 개 소, 원숭이, 호랑이, 도마뱀 을 넣어놓고 태국말로 뭐라고 써 놓은 것입니다. 그 태국어는 `동물들을 국회로 보내지 맙시다’란 뜻입니다. 선거하지 말자는 `Vote No’란 글자가 써 있습니다.
이 포스터는 `The For Heaven and Earth Party’라는 정당에서 붙인 것입니다. 2008년 태국 국제공항을 점령했던 노란셔츠(PAD)와 가까운 정당이죠. 정부와 이번 선거선거를 불신임하는 운동이기도 합니다.
옆에 각종 문구로 1표를 호소하고 있는 정치인들이 자신들 옆에 붙어 있는 동물들을 보며 기분이 좋을리 없습니다. 선거법위반이라는 지적이 제기됐고, 급기야 선거위원회에서 조사에 나섰습니다.
그의 포스터는 다양합니다. 어떤 곳에선 오만상을 찌푸리고 고민하고 있고, 어떤 포스터엔 강아지와 함께 나옵니다. 기저귀를 찬 갓난아이와 등장하는 포스터도 있습니다. 강아지와 함께 등장하는 것은 `개가 주인에게 정직한 것 처럼 정직한 심복이 되겠다’는 의미입니다. `Vote No’에 등장하는 개와는 차원이 다른(?) 개인 것입니다. 갓난아기를 안고 나오는 포스터는 `갓난아이 기저귀는 바꾸면 바꿀수록 좋다’란 말과 함께 태국정치를 갓난아기 기저귀에 비교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의 당선여부는 몰라도, 창의성 만큼은 가장 뛰어나다는 게 태국인들의 평가이기도 합니다.
치앙마이의 한 후보는 판다곰과 함께 포스터에 등장했습니다. 판다처럼 국민에게 행운을 가져다 주겠다는 뜻입니다.
한국의 최영석감독의 지도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태국에 태권도 첫 올림픽 동메달을 안긴 위우라는 여성도 이번 선거에 나왔습니다.
은퇴 후 현재 방송 MC로 활약하고 있는 그녀는 34번 찻타이파타나 푸어판단이란 정당의 후보로 태권도 도복을 입고 나와 `1지역, 1스포츠’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1지방1특산물’을 뜻하는 `OTOP’이란 말이 연상됩니다.
넥타이 대신 골프클럽, 테니스 라켓, 축구공을 든 포스터도 있습니다. 한 눈에도 건강을 암시케 해줍니다.
한 시대와 나라의 현주소와 국민정서가 그대로 드러나는 게 선거인 것 같습니다. 태국의 다양성 만큼, 태국 선거에도 재미있고, 다양한 양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짝 달아오른 선거를 보는 태국사람들은 이런 저런 예상과 추측으로 화제가 끊이질 않습니다. 선거권이 없는 외국인이 타국의 선거논쟁에 끼어들거나 간섭할 수는 없지만 옳은 사람이 뽑히고, 그로 인해 안정된 사회가 지속되길 바라는 것은 태국인과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이유현(Harry) 한-태교류센터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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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공항에 사람들이 넘쳐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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