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985년도...당시 교련과목이 있었고 전방입소 내지 문무대입소..란 병영체험
을 이수하면 45일,90일 군복무 단축혜택이 있었더랬죠...
85학번이던 저와 당시에 친하게 어울렸던 친구들이 도합 7명이었는데~~
당구와 막걸리가 인생의 전부였던 호시절<?> 이었고
아주 친하게 지내면서도 틈만 나면 피튀기기 짜장면 내기로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거나 먹히거나..하는 , 암튼 요상한 정글세계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어쨌거나...
문무대 입소를 앞두고, 당시 병원차가 한대 와설랑은 당시 국민 전염병이던
콜레라,장티푸스,설사...등등의
예방주사를 맞고 접종필증<?> 을 내야 병영체험의 관문을 통과하
는 절차가 있었고...해당되는 예비 입소대상자들은 몽땅 그 필증을 얻기위해
예방주사( "불주사" 라는 이름으로 초등학생때부터 맞아왔슴을 70세대는
기억하실겁니다..) 접종 대기줄에 길게 학교 운종장에 1렬종대로 늘어섰습니다.
얼추잡아 5~600명정도....
사건의 발단은 여기서부턴데요...
당시, 학교앞 당구장에서도 선진마케팅을 도입한건지는 몰라도 12시 이전 입장
호갱<?> 들에게 당구껨비를 절반만 받는...일종의 프로모션이 있었습니다.
[아줌마..뽀인트 올려주세여...] 부터 껨비는 올라가는데요...
[아줌아... 났어요..] 로 끝나기까지는 아시다시피 요금 미터기는 재깍재깍....
쉼없이 올라라갑니다.
애니웨이...
주사는 맞아야겠지...
12시는 다되어가지...
우리들은 맘이 급해졌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한노마가 기가막힌 아이디어를 냅니다.
< 야~~우리 이럴께 아니라 두명이 먼저 가서 다이 잡아놓자~~~>
우와~~하늘에서 내려오는 복음과도 같은 선지자의 제안에 모두들 탄복을
합니다...
<근데..누가 가냐?...>
당근 서로 눈치를 봅니다.
대열의 앞줄에서는 잽싼 친구들이 한쪽팔소매는 걷어부치고 다른 한손으론
주사맞은 부위를 움켜쥐며, 묘한 쓴웃음과 함께 노란색 선연한 <접종카드>를
두 입술로 꽉 물고는 총총히 사라집니다.
이 장명을 두고...
우리는 모두 머릿속으로 생각합니다.
시키덜...다들 강의 땡땡이 치고..당구장으로 몰려 가는구먼...
점점..시간은 12시를 향해 맹렬히 달려가고...
대기줄은 들어들지 않고...
우리들 7명의 입술은 바짝바짝 타들어갑니다.
만약...저 시키덜이 다이를 다 차지하고..뒤늦게 가봐야 빈다이가 없으면
오늘 껨비로 자칫 피범벅이 될것이고...
지난달 당구장에 잡힌 공학용 계산기는 아직 쥔아저씨 서랍에 있건만...
오늘도 만약...피투성이 전쟁이 불보듯 뻔한데..자칫 똘똘말이가 터진다면...
으악~~~~~~~~
상상만으로도 오금이 저립니다.
거기에, 반깞껨비도 아닌...분당 300원짜리 정상껨비일진데~~~~
문제는 누가 선발대로 빠지느냐를 두고
우리 호갱들이 썰전을 벌립니다.
<내가...어제 껨비를 냈으니..니덜이 남아서 주사 대빵해주고 나는 빼주라...>
< 이 자식덜아..양심도 읍냐?...나는 엊그제 올라온 하숙비를 다 날렸다..오늘도
깨지면...하숙방 날라간다...>
< 아으..18...내가 세알 더놔줄테니...내는 빼도고~~~주사는 몬 맞겠다,마!!>
---잠시 동영상 보고 가실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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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때는 세계만방공용의 합리적인 방법이 있었으니...
가위바위보!
일단 7명중 1명을 골라내자.
콜!...
아냐..당구장 쥔이 1명 간다고 공을 주겠냐?...
둘을 뽑자...
콜!...
해서.........7강이 머리를 맞대고, 2명을 차출하고는 5명이 남습니다.
근데 어째 좀...대가리 숫자가 주사필증이랑 안맞습니다.
7/5?...
5/7?...
아무리 대굴빡을 굴려도 계산이 안나옵니다...
<야...야...일단 모여봐....바...바...어쩌고... 저쩌고...>
결론은 줄은 서있되...
한놈씩 탈출하는겁니다.
필증을 들고서,,,,
어떻게?...
세계만방공용의 가위바위보!!
즉, 기다리는 줄과는 상관없이...지는 노마가 계속 주사를 맞고...나머지는 기다리는
동안 필증따기 가위바위보로 특공대를 뽑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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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지독히도 운이 없었던...한노마는 왼팔,오른팔...팔뚝에... 알통에...
4방을 맞고...한노마는 3방으로 선방을 하고는
노란색 필증을 7개로 확보합니다.
그 와중에 최후의 두노마는 서로 완죤 뒤집어쓰기 몰빵으로 가자고
우기다가...주사놓을 자리가 없어서 포기했다능...
눈치빠른 간호사가 말려서 다행이지 자칫, 한노마가 예방주사 7방을
독식했을수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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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4방 맞은 놈은 물론이요, 3방 맞은 노마까지....
진짜로 고열에 설사에...예방주사가 아닌 진짜 장티푸스병이 도져
남들 다가는 문무대 가야되는 시간에
병원신세를 지고 말았다능....
아주 아름답고,눈물겨운 우정담으로 남았고......
군대제대 날짜도 꽉꽉채워서...
국가에 이바지했다능...
지금도, 그노마는 단축혜택 받은 시키덜은 <가짜 예비역> 이고...
지덜만이 진정한 예비역이라고,,,우기고 다닌다능...
당시, 4방 맞은 노마 아버님이...졸라 무서운 우체국장님이셨는데,
아버님께 맞아 죽을까봐,
어머님께 꼬챙이로 찔려 죽을까봐...
병원면회도 못가고,,,
지금..이 지면을 통해 사과한다...
친구야, 그때 이후로 너는 네 자손만대까지, 장치푸스,콜레라는 없을끼야~~~~
- 또바기안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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