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챙이국수. 탕탕이. 몸국. 해삼주스. 암뽕. 각재기…. 이미 내용을 알고 있다면 군침을 삼키겠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이가 이런 이름을 차림표에서 발견한다면 얼마나 놀랄까? 또 오소리감투. 박속밀국낙지. 기절낙지. 도리뱅뱅이처럼 뭘 판다는 건지 아무리 봐도 알쏭달쏭한 것도 많다.
우리 음식 중에는 맛은 좋지만 이름이 이상한 음식이 많다. 이중에는 오소리감투(돼지 위장). 몸국(녹조류인 모자반으로 끓인 돼지고깃국). 암뽕(나팔관)처럼 재료 자체의 이름이 재미있는 어감을 주는 것이 많다. 또 올챙이 국수처럼 생긴 모양이 뭔가와 닮았대서 유래된 것도 있고. 낙지와 박의 속을 긁어 넣어 밀국(칼국수)를 끓인 박속밀국낙지 등 요리법에서 유래돼 난해한(?) 이름이 붙은 것도 있다.
예를 들면 ‘탕탕이’는 낙지를 도마위에 올려놓고 식칼로 탕탕 내려쳐 다진 음식이라 붙은 이름으로. 군대에서 먹는 뽀글이(더운 물로 불린 봉지라면)처럼 의성어에서 유래됐다. 일본 음식인 ‘샤브샤브’ 역시 끓는 국물에 데칠 때 나는 소리에서 유래된 요리라 할 수 있겠다.
이름만 들으면 아예 무슨 뜻인지도 모를 정도로 이상한 음식도 있다. 돔베(도마의 제주 방언)고기. 돔배기(절인 상어의 경북 방언). 금풍쉥이(생선 군평선이의 여수 방언). 각재기(전갱이의 제주 방언) 등 사투리에서 유래된 이름이야 원래 낯설테지만. 이름이 와전된 경우도 있다. 돼지의 횡경막(가로막)에 붙은 갈매기살이 그런 경우로 가로막살이 갈매기살로 바뀌어 모르는 이들은 “갈매기도 먹을 수 있어?”라고 되묻기 일쑤다.
역사적 인물이 관련된 음식이름도 어색하긴 마찬가지다. 왠지 얼려서 조리했을 것같은 동파육은 시인 소동파와 연관된 것이며. 칭기즈 칸 요리. 시저 샐러드 등이 그렇다. 이중 칭기즈 칸과 시저샐러드는 정복왕의 이름을 딴 경우인데. 외국에서부터 아예 잘못된 명칭으로 들어왔다.
철판요리(뎃판야키)인 칭기즈 칸은 일본의 아시아 침략시기에 생겨난 요리로. 만주국에 다녀온 일본인들이 1930년대 초반 귀국해서 양고기 전골(羊鍋)에 군국주의적 해석이 곁들여진 이름을 붙였는데. 그것이 바로 ‘칭기즈 칸’이다. 시저 샐러드는 더하다. 로마황제 시저와는 아무 상관없다. 약 100년전 멕시코 한 호텔의 셰프였던 시저 카르디니가 처음 만든 것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우리가 원래 알고 있던 음식과 유사한 발음 때문에 오해받는 음식도 많다. 터키·이란 등에서 먹는 고기구이 ‘케밥’은 밥이 아니며. 해삼과 돼지다리를 함께 찐 중국음식 ‘해삼주스’ 역시 주스(juice)와는 아무 상관 없다. 마찬가지로 함흥지방의 생선 발효음식인 가자미 식해를 쌀로 만든 감주(甘酒)인 식혜로 오해하면 낭패를 본다.
이우석기자 demory@
혼자보기 아까운 기사라 가져왔어요
먹고 싶은게 왜 이리 많은지 ㅋㅋ